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다니엘 튜더 지음, 노정태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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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다니엘 튜더는 영국 사람으로 한국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북한 문제와 더불어 한국의 정치, 경제 분야에 글을 쓰다가 서양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고정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제대로 한국을 알려야겠다는 심정으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2002년 월드컵 이후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의 키워드는 ‘북한, 한국전쟁, 한강의 기적’ 이라고 한다. (지금은 ‘성형수술’이 더 추가 되었다고 한다.) 짧은 세월동안에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전에 각인된 기억은 쉽게 변하지 않는 가 보다. 어쨌든 이런 선입견을 지우고자 저자는 한국의 현대사를 재조명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급성장한 한국 경제의 모습과 민주화 운동을 집중적으로 조명하였고 너무 높은 교육열과 심한 경쟁구도로 지쳐있는 한국사회의 단면도 보여주었다. 또한 영화, 음악과 같은 대중문화를 소개하여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문화의 영향을 설명하였고, 음식과 주거문화의 소개와 종교와 함께한 한국의 역사를 설명하였다.

 

해방 직후에 쓰여진 한국의 역사는 매우 우울했다. 주변 열강과 협력한 장기적인 정치집권으로 격동의 세월을 보냈으며 쿠데타로 인한 권력 장악과 독재 정치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이룩한 경제성장과 민주화와 최근에 ‘꿈은 이루어진다.’ 라는 슬로건을 이루어 낸 월드컵 4강 신화는 한국의 역사를 다시 쓰기 시작하였다. 다니엘 튜너는 이런 한국의 역동적인 역사의 발자취를 보며 기적을 이루어 낸 ‘불가능한 나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한편 과도한 경쟁사회로 인해 지쳐있는 한국인의 모습과 자본주의의 선봉인 주변 선진국의 영향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한국의 정통성의 단면에는 안타까운 부분이 없진 않았겠지만 다니엘 튜너는 이마저도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성장통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책의 내용은 새로움은 있지 않다.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아는 얘기이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을 이해하고자 했고 우리 보다 우리의 전통을 더 이해하고자 했던 다니엘 튜너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움이었을 것이다. 즐거운 생각으로 글을 집필했을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움도 따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는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가 존재하기에 정치적인 현대사를 얘기할 때에는 다소 불편함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한국을 사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한국을 세계에 제대로 알리고자 했던 저자의 마음을 정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십분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불편한 마음도 없진 않았다. 나름 저자가 느꼈던 한국의 정서를 대변하며 글을 쓰고자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왠지 좋은 얘기로만 쓰여질 것 같진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의 단점을 얘기하는 것을 들었을 때 기분이 별로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모두가 사실인 것을 어떡하겠는가? 외국인이 쓴 우리의 이야기가 한국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바뀌어 지길 기대하며 그런 계기를 마련해 준 저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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