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슬럼버
최종훈 글 그림 / 걸리버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영화가 개봉되기 전 이 소설을 읽게 되어 반가웠다. 이미 웹툰에서 연재된 최고의 이야기로 인기가 대단했던 것 같다. 뒤늦게 소설을 읽고 나서 웹툰을 검색하여 읽어 보았는데 책을 통해 그려진 영상과 겹치는 느낌이 드는 것 보니 소설 또한 작품성이 대단함을 짐작 할 수 있었다. 코믹과 액션의 조화, 탄탄한 구성과 감동까지 밀려오는 스토리 전개는 단숨에 책을 읽게 만들었다.


“나는 들개로 태어나 괴물로 길러졌다.”


위대한 공화국의 혁명 괴물, 살인 기계로 훈련된 최고 엘리트 요원인 원류환, 고위층 간부의 아들이지만 실력이 막강하고 사상이 좀 다른 리해랑, 원류환을 존경하며 최연소 조장이 된 리해진, 이 세 사람은 5446 부대의 최고의 존재들이다. 그리고 원류환 부터 남파되기 시작되어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데 그 작전의 임무는 달동네에서의 바보백수(원류환)와 가수지망생(리해랑) 그리고 내성적인 성격의 고등학생(리해진)으로 위장하여  달동네 사람들과 살아가는 것이었다. 남파되어 특별한 임무를 맡을 줄 알았던 세 사람은 시간이 흘러도 아무런 명령 없이 시간만 보내게 된다. 그러면서 그들은 달동네 사람들의 삶에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자신이 갖지 못했을 것 같은 인간적인 면들을 발견하게 된다.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 날 드디어 명령이 하달된다.


“24시간 이내, 위대한 인민공화국을 위해 5446부대 혁명전사 전원 자결하라.

명령 불복 시 해당 구역 감시자는 책임지고 전원 사살, 보고 후 자결하라.”


조국을 배신하는 행위도, 명령을 불복종하는 것도 아닌데 자결하라는 명령에 납득이 가지는 않지만 조국에 남긴 식구들에 걱정스런 부분이 해결된다면 자결을 하겠다는 원류환의 행동에 급격히 이야기의 반전이 시작된다. 공화국 최고의 전사로서 자부심이 강한 그들은 고향 소식에 매달려 명령을 거부하다가 결국 북에서 내려온 제거조와 대립하게 된다.


“바보 동구로 살아온 2년의 시간이

들짐승처럼 산 십여 년의 시간을 넘어 류환을 지배했다.”


가족을 살리기 위해 공화국의 괴물이 되어버린 원류환, 하지만 가족을 위한 약속이 거짓임을 알게 되고 망연자실한다. 그리고 바보 동구로 살아 온 2년간의 시간이 진정 인간적으로 살아온 시간임을 깨닫는다. 한편 리해진은 류환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과거의 회상에 빠진 류환을 들쳐 메고 탈출을 시도하다 건물 옥상에서 떨어지게 된다.


결국 아무것도 몰라도 괜찮았던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류환의 독백에 그의 간절한 마음이 무엇인지 느껴진다. 살인기계와도 같았던 그가 새로운 장소인 남한의 달동네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인간의 정을 느껴 버렸던 것이다. 특히, 쓰러져 있던 류환이 할매가 준 통장을 보면서 자신을 아들처럼 생각한 할매의 마음을 생각하며 더욱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이런 감정과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소설의 결말이 매우 안타까웠다.


재밌게 읽었다고 해야 할까? 아님 재밌게 감상했다고 해야 할까? 영화로 만들어졌다기에 주인공을 알고 읽다보니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착각이 들게 하였다. 간첩이라는 소재로 다분히 액션과 정치적인 성향이 강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것보다는 코믹스럽고 감동적인 장면들이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고 웃음까지 자아내고 있어 정말 신선했다. 다음 달이면 개봉이 될 영화로서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무척 기대가 된다. 책에서 읽었던 장면들을 떠올리며 배우들의 연기력을 평가해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로 본다면 재미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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