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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빈과 당쟁비사
윤승한 지음 / 다차원북스 / 2013년 4월
평점 :
드라마에서 보았던 장희빈의 기억은 중간 중간 호기 있는 모습들도 몇 장면 떠오르지만 결국 사약을 억지로 먹이는 장면이 강하게 남아있다. 사실 장희빈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알지 못한 가운데 그저 악녀로만 알고 있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장희빈을 다각도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나면서 어떤 드라마 감독은 시대적 희생양마냥 비운의 여인으로 묘사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드라마에서 조차도 오랫동안 화자 되고 있는 장희빈의 일대기는 탄생배경에서부터 궁녀에서 희빈 장씨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결국 숙종으로부터 사약을 받아야만 했던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하다.
역관인 장형과 정치적으로 남인인 조사석 처가의 여종인 윤성녀 사이에 태어난 장옥정은 서인들의 무고로 아버지 장형이 고문으로 죽자 궁에 들어가 궁중 내정을 살피기 위해 조사석과 동평군의 주선으로 나인(궁녀)이 되었고, 뛰어난 외모로 숙종의 사랑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잘못된 행실과 언행으로 궁에서 쫓겨나게 된다. 한편 남인의 영수인 영의정 허적은 병조판서 김석주의 의도로 일어난 사건들로 인해 제거가 되면서 정권을 잡았던 남인의 대부분이 축출되고 서인이 대거 등용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남인의 활동을 보며 궁으로 들어갈 기회를 노리고 있던 장씨 가족은 낙담을 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장옥정은 다시 궁으로 들어오게 되고, 후궁이 되어 왕자 윤을 낳게 되면서 희빈으로 승격이 된다. 그리고 숙종은 성급하게 세자 책봉을 하게 되면서 서인들의 반발을 맞게 된다. 서인들은 아직 왕비가 젊어 왕자를 생산할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자는 이유였지만 희빈 장씨가 남인과 가까웠기 때문에 반대를 하게 된 것이다. 이에 숙종은 대대적인 숙청을 하기 시작한다. 서인의 영수 송시열을 제주도로 유배시키면서 대부분 서인을 축출하고 주요 관직을 남인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인현왕후를 폐출하고 희빈 장씨를 왕비로 올리게 된다.
남인의 권력 장악과 화려한 궁중생활과 오빠 장희재의 권력 남용은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한다. 민씨를 폐출한 것도 모자라 살해의 위협을 가한 것과 무수리 최씨(숙빈 최씨)의 고문사건으로 숙종은 장희빈에 대해 분노 하게 된다. 게다가 권력을 남용한 장희재는 포도대장에 물러나게 되면서 재집권을 노리고 있던 서인들은 남인들을 역모로 몰아 다시 정권을 잡게 되고, 결국 민씨를 복위시키면서 장희빈은 강등시켜 폐출시킨다. 인현왕후가 입궐하여 얼마 되지 않아 죽자 그 이유가 장희빈이 주술로 저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결국 장희빈은 사약을 받게 되다.
남인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궁으로 보내진 장옥정, 왕비의 삶을 살면서 지나친 권력욕으로 자신의 삶을 돌보지 않고 앞으로만 돌진해버린 그녀는 결국 죽음으로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장희빈에 못지않은 조선의 제19대 왕 숙종 또한 13세의 나이로 즉위해 46년 동안 재위하면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 배경에는 노론과 소론의 싸움, 세자책봉 문제로 남인과 서인의 충돌과 같은 수백 년 동안의 당파싸움이 왕실에까지 퍼져 조종당하기가 일쑤였기 때문이다. 왕의 국정운영에 당파들의 감정적인 요소들이 개입되어 지혜로운 처사를 하지 못하고 그르치는 국사가 많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동안 짤막하게 알고 있던 조선시대 역사의 흔적을 이 책을 통해 큰 흐름을 알게 되었고, 당쟁의 역사가 현재의 정치상황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영조와 정조의 강력한 탕평책을 통해 원활한 국정운영을 했던 것처럼 현재의 정치인들도 국정운영에 탕평책을 참고 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