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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는 날 ㅣ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8
이수연 글.그림 / 리잼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빽빽이 들어선 서울의 고층 건물 그곳은 대부분 도시개발을 빌미로 주택과 달동네를 철거하고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재개발이라는 이유로 상처 받은 사람들의 심중은 무시한 채 삶의 터전은 화려한 도시 속에 묻히고 맙니다. 뉴스를 통해 돈과 권력 앞에 한없이 약한 약자들의 무너지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저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자는 그런 약자의 설움을 안고 영등포 도림동에서 살았을 때 재개발로 인해 사라져 버린 자신만의 놀이터와 아름다운 순간들을 회상하며 집과 터전을 빼앗겨버린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시작 합니다.
누구에게는 이익을 던져주고 누구에게는 아픈 상처를 안겨주는 재개발을 암울한 색채로 그림을 그렸는데 시종일관 우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재개발의 득과 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성인과 달리 재개발이라는 단어조차 어색한 아이들은 어떻게 이 동화를 이해하고 해석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자가 걱정했던 부분인 재개발이라는 소재가 그림책에 적합한지가 의문스러웠습니다.
선물이라며 건네 준 이 책을 제 딸이 받아보더니 ‘이사가는 날’ 책이 있다며 가져옵니다. 그 책은 이사를 하면 자기 방이 생기고, 즐거운 날로 가득한 이야기로 전개되는 제목만 같을 뿐 내용은 다른 책이었습니다. 한 달 전 실제 좀 더 큰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제 아이는 이 책을 읽어보더니 어려워서 못 읽겠다고 합니다. 아마 먼저 읽었던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다 보니 재개발로 인해 그려진 어둔 색채의 그림의 어색함과 부정적인 느낌이 싫고, 함축적인 대사의 전달이 스토리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는 이 그림책은 부모님의 사전 설명이 충분히 아이에게 전달되어야 이해가 가능할 책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