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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의 이면
박충훈 지음 / 새미 / 2012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우리나라가 겪었던 비극과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병폐와 문제점을 총 8편의 단편소설로 그려내고 있다.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인 <어머니의 소>는 한 때 전국적으로 구제역의 난리를 겪었던 그 당시의 배경으로 애지중지 길렀던 소와 송아지를 전부 살처분하는 과정에서 소와 어머니의 함께 할 수 없는 애잔한 심정을 극적으로 표현하였는데 어느새 한숨 섞인 눈시울을 머금으며 그 당시 구제역에 피해를 본 분들의 심정은 어떠했을지 헤아리게 되었고, <아버지의 소>에서는 아버지의 재산 분배의 불만을 품은 첫째 며느리와 시댁 사람들과의 갈등을 그려나갔는데 어처구니없는 상황들에 맥없이 재산을 빼앗기는 시댁 동생들을 바라보며 가정, 가족 파괴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땅>은 동족상잔의 비극 6․25 전쟁 때 사망한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참호 속에서 서로 껴안고 있는 두 유해가 형제로 밝혀지면서 전쟁의 비극과 동시에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네들의 거울>은 전부터 이슈 되고 있는 학교폭력의 단면을 그리고 있는데 홀로 폭력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고자 발버둥 치지만 결국 빠져 나오지 못하는 소녀를 보면서 매우 가슴 아팠고, <할머니의 손자>에서는 아직 성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성적 경험을 하는 내용을 다뤘는데 아이들의 행동은 잘못됐지만 부모의 빈자리와 잘못으로 혼돈스러운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발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안타까웠으며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다. <영웅의 아들>은 봉제공장으로 시작하며 성공하기까지의 여정과 소설가로서 생을 마감하는 이야기의 큰 흐름과 도중에 큰 아들의 출생 비밀을 알고 아들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이야기를 그렸는데 자신의 자식이 아니면서 모든 걸 내주고 용서하는 주인공을 보며 부모의 정은 어쩔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굴의 혼>은 일본의 지배하에 있을 때부터 해방이 되어서도 일본을 상대로 소금 값을 배상하라는 투쟁을 한 소금장수 김두원의 이야기인데 죽음까지도 불사하며 투쟁하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으며 <겨레의 얼>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목숨을 걸고 싸운 의병들의 활약을 그렸는데 아픈 역사지만 다시금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총 8편의 소설들은 과거와 현재에 일어난 역사의 아픔과 사회적인 병폐와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생산되는 문제점들을 표출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기적인 생각만 하다 보니 아픈 역사의 원인과 비정상적인 사회풍토를 내면 어딘가에 숨겨두고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 저자는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껍데기의 모습만을 바라보지 말고 그 이면에 자신이 숨기고 있는 비도덕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생각을 버리고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