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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곁 - 김창균의 엽서 한장
김창균 / 작가와비평 / 2012년 12월
평점 :
김창균 작가의 언어는 서정적이고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것 같다. 특별한 풍경도 사물이 아닌 주로 근무하고 있는 학교와 부근의 마을 풍경 안에서 일반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을 정도의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을 보고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학교 정원의 유독 눈에 띄는 한 그루의 나무를 보며 가난과 열정을 느끼고, 운동장 담벼락에서 인간의 생을 이야기한다. 예쁜 꽃과 마을 풍경을 이야기할 때에는 파스텔로 그린 그림과 수묵담채화의 그림이 연상될 정도의 글솜씨를 뽐낸다.
이름 모를 흰 꽃, 진달래꽃, 해당화, 능소화, 금강초롱과 같은 꽃을 보며 자신의 삶에 비춰진 인생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불교에 심취해 경전을 공부하고 있는 저자의 언어에는 경건함마저 느끼게 한다. 강원도의 울창한 숲에 몸담고 있어서인지 지나친 문명의 발달로 자연을 헤치는 모습에 인간적인 비애를 느낀다는 저자는 지구에 닥칠 생태적인 위기감에 깊은 고뇌의 모습도 보여준다.
짤막한 글들에서 풍기는 저자의 삶의 철학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는 삶, 매 순간을 감사하며 사는 삶, 모든 사물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위해 말을 걸어보는 순수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책에서 얘기한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한 생이 오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처럼 말이다.
시골에서 자라면서 자연과 나눈 많은 이야기와 풍부한 감수성이 도시로 옮겨가며 잊혀져 가고 있는 시점에서 김창균 작가의 시적언어는 메마른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고, 사물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시점에 따라 다양한 감정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다. 자연 속에서 완전히 동화되어 자신의 내면을 다스릴 줄 알아야만 표현될 것 같은 그의 언어는 심한 갈증을 느끼는 목마름을 해소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