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8
스티븐 존슨 지음, 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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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는 악극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후기 낭만파 작곡가이다. 일생을 독창적인 음악을 작곡하였고, 오페라를 개혁하여 작곡, 작사, 연출까지 모두 자신의 손으로 처리한 종합 예술인이라고 볼 수 있다. 오페라는 음악을 중시하여 시와 극이 희생되어야만 했지만, 음악극은 시와 극이 우선이고 배경으로 음악적인 효과를 주게 되어 있어 그 당시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오페라의 개혁이었다. 그동안 바그너의 음악성이 고전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만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책에서는 그의 인격과 사상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기록하고 있다. 유태인을 혐오하고, 민족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혁명에 가담하면서 도피와 망명의 길을 반복한다. 또한 이기주의적이면서 아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자와의 사랑을 갈구하는 모습은 읽는 내내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한 명의 사상가이자 인격체로서의 바그너는 수상쩍은 인물이다. 그러나 예술가로서의 바그너를 거부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어렸을 때 전쟁과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을 겪은 바그너는 심적으로 불안한 상상을 하며 자랐다. 늦었지만 작곡가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여 19세 때 <C장조 교향곡>을 작곡하였고, 빚쟁이들을 피해 프랑스로 건너가 오페라 <리엔치>와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을 작곡했지만 파리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그 후 드레스덴으로 건너가 <리엔치>를 초연하여 크게 성공하였고, 이어 <방황하는 네덜란드인>도 초연하여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서 <탄호이저>와 <로엔그린>을 작곡하였다. 그런데 1848년 혁명이 유럽을 휩쓸고 있을 때 드레스덴 혁명에 적극 가담한 바그너는 체포령을 피해 취리히로 망명한다. 이곳에서는 주로 예술에 관한 에세이를 집필하였고, 오랜 시간 끝에 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완성한다. 드디어 1862년 사면령이 떨어지고 고국으로 돌아가 악극 <뉘른베르크의 명기수>와 <니벨롱의 반지>를 완성하고, 무대에서 성공을 해나가다가 1882년에는 이탈리아에서 악극 <파르지팔> 완성하였다. 그러나 건강악화로 요양을 하다가 1883년 베네치아에서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한다.

 

바그너의 생애를 담은 이 책은 그 당시 역사적인 상황과 그의 작품의 연관성을 보여주었고, 그의 사치스러운 행각으로 인한 도피와 인종차별적인 태도도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의 수많은 작품들을 들여다보면 사랑과 평화가 있어야 만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는 저주받은 뱃사공 네덜란드인의 저주를 풀기위해서는 연인의 진실한 사랑이 필요한데 젠타라는 여인의 희생을 통한 진정한 사랑을 얻음으로서 저주에서 벗어나게 되고, 오페라 <탄호이저>에서는 육욕적인 사랑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탄호이저는 아름답고 순결한 엘리자베트의 정신적인 사랑으로 구원을 받게 되며, 악극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죽음으로 장식한 강렬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그 외에도 <로엔그린>, <뉘른베르크의 명기수>, <니벨룽겐의 반지>에서도 사랑이 바탕이 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그너의 삶을 단편적으로 보면 불편한 구석이 있긴 하겠지만 어쩌면 그의 사상은 작품에서 보여 지듯이 사랑을 통한 구원을 끊임없이 갈망했는지도 모르겠다. 음악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낸 데에는 자신의 진정한 사상이나 문학을 극을 통해서 전달하고 음악으로 극대화 시키고자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책안에 들어있는 바그너의 작품을 감상하며 독서를 하였다. 탄호이저 서곡만이 유일하게 아는 곡이라서 다른 곡들이 다소 생소하였지만 부록에 있는 작품해설과 음반 수록곡 해설을 읽어가며 감상하니 극의 흐름에 음악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금방 익숙해지는 느낌이다. 이젠 바그너의 삶과 음악을 제대로 알게 된 것 같다. 아직 그 심오한 의미까지는 알진 못하겠지만 곡의 탄생배경과 작곡했을 당시의 그의 심정을 유추하며 곡을 이해하다보면 언젠가는 그런 깊이까지도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바른 음악 감상을 위해서는 많은 음악적 지식이 있어야 하겠지만 이 책에서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음악 감상의 예비지식은 채워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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