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리처드 A. 스웬슨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불과 일 년 전만해도 여유란 단어가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살았다. 회의, 상담, 자료검색, 관리라는 주요 업무에 내 사적인 시간의 일부분마저도 반납할 지경이었으니깐 말이다. 가족과 함께 하면서도 뇌의 일부분은 업무의 진행형이라면 믿을까? 그만큼 긴장감 속에 살아야만 했다. 어쩌면 여유는 내 자신에게 사치라고 일관하며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게 맞을 것이다. 지금이야 성공을 위해서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갖고 살아가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자신을 채찍질해가며 쉼 없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 듯이 생각했던 것 같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가정불화의 씨앗이 커져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여유 없는 삶은 스트레스로 이어지게 된다. 스트레스는 내 몸에 나쁜 변화를 일으키게 되고, 그 변화는 점점 의욕과 우울증과 심리적인 불안감을 조성하게 한다. 그 영향은 나한테 국한되지 않고 자꾸 가족과 주변으로 확대시킨다. 이젠 좀 느리게 사는 법을 배워보고 싶다. 즉, 여유를 부리고 싶어진 것이다. 근래에 부쩍 늘어난 슬로라이프와 연계된 책들을 읽는 걸 보니 잠재 속에서 끊임없이 여유를 부르짖는 것 같다. <여유>라는 책도 그 맥락을 같이 하며 읽게 되었다.


앞만 바라보며 사는 삶, 성공을 위해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내긴 하지만 늘 허전함과 쫓기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현대인의 삶에 저자는 여유라는 처방전을 내린다. 현대인의 삶은 돈과 기술과 교육이라는 진보의 지배를 받아가며 살아가고 있다. 진보가 발전 할수록 여유가 생길 것 같지만 오히려 진보의 발전은 현대인의 삶에 여유를 빼앗아 가고 있고, 스트레스와 많은 종류의 오버로드(과부하)의 고통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그럼 이러한 고통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바로 여유를 갖는 것이다. 저자는 여유라는 개념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하며, 간단한 공식으로 보여준다.


‘파워-짐=여유’

(파워: 에너지와 기술, 시간, 훈련, 정서적 및 육체적 힘, 신앙, 재정, 사회적지지

짐: 일과 문제, 의무, 약속, 기대, 부채, 마감시간, 인간관계의 갈등)



당연한 논리인 것 같지만 보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도 있을 것이다. 결국 여유를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며,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함께 필요하다.


건강을 위해서는 적어도 4가지 영역에서 여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서적 에너지와 육체적 에너지, 시간과 재정에서 반드시 여유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과연 현대인의 삶에서 이 네 가지의 여유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이 네 가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것들을 어떻게 실천할까? 또 고민을 낳는다. 결국은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이해와 받아들이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여유를 회복하는 것은 곧, 건강을 향해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고 얘기한다. 여유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토대가 세워져야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저자는 그 토대를 만족과 소박과 균형, 휴식을 얘기한다. 네 가지가 바탕이 되어야만 여유가 생기고 곧 건강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진보라는 이름하에 뭍치고 만다. 결국은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부터 갖도록 권한다. 즉, 영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얘기 한다.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만 여유를 누릴 수 있고, 편안한 휴식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길 한다. 여유를 가져야만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결론 하에 많은 조건들을 제시하였지만 가끔은 공감하지 못할 얘기도 있었다. 어쩌면 그 이유가 대한민국의 현실과 잘 맞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삶의 환경이 어떠할지라도 여유는 삶의 재충전의 기회이며, 성공의 발판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하고 싶다. 저자가 얘기하고자 하는 수많은 고통의 징후에 오버로드까지 겹쳐진 상태에서 여유라는 처방을 내리는 결정에 많은 공감을 표한다. 일 년 전과 후에 개인적으로 경험한 큰 폭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여유가 삶을 바꿀 수도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 어찌되었든 여유를 가짐으로서 건강과 삶의 질을 회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고 하니 스스로에게 적극 권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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