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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틈새 ㅣ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5년 8월
평점 :
[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서평 후기 입니다 ]
이금이 작가의 일제강점기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 완결판 '슬픔의 틈새' 가 출간이 되었습니다.
이금이 작가님의 역사 소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미리 읽어 봤던 터라
완결판 <슬픔의 틈새>는 또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역사소설은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과거 이야기이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 이기에 이금이 작가님의
디아스포라 3부작은 모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책장을 빠르게 넘겨보았습니다!

슬픔의 틈새는 일제강점기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할린에서 살고 있는 한인 1세대에 관한 내용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어쩔 수 없이 이주하거나 끌려간 분들의 이야기인데, 저는 역사소설 읽을 때마다 조국을
그리워하는 그들의 마음이 너무 간절해 보여 매번 눈물 짖게 만들더라고요. 이 책 역시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불리던 그들의 설움과 소외감이 그대로 전해져서 마음이 무거웠답니다.
책으로 읽는 저도 이렇게 느끼는 게 있는데, 실제로 그분들의 삶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라고요.
인공 단옥은 어머니와 오빠, 동생과 함께 아버지가 계신 사할린 탄광으로 가는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답니다.
이 당시 탄광에서 일하는 분들은 모두 강제 징용 되었던 분들인데, 강제 징용된 분들의 이야기는 영화나 책으로
많이 나왔기에 이분들이 얼마나 제대로 된 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일을 해 온 것은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린 것을 생각하면 이분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하니 정말 한 분 한 분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몇 년이 지나 해방을 맞이하지만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올 수조차 없었 그들은 사할린 무국적자로 남게 되면서 더 고립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래서 함께 모여 살고 있는 이웃이 그들의 가족이자 나라가 되어 가더라고요. 단옥이라는 이름이 타마코로 불리고 올가 송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것을 보면서 한인 1세대들이 겪은 아픔은 도대체 누가 위로해 줘야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나라가 자국민을 지켜주지 못했음에도 타국에서 후손들에게 자신들의 뿌리를 잊지 않게 하려고 언어와 문화를 계속 상기시키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그들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책에서 고스란히 전달되네요~

한인 2세대, 3세대로 갈수록 태어난 곳이 대한민국이 아니기 때문에 후손임은 맞지만 그들이 조부모님,
부모님께 듣고 느꼈던 고향에 대한 마음은 어쩔 수 없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도 안타깝기만 하네요
사할린에 남겨진 여성들의 삶은 가혹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슬픔의 틈새에서도 피어나는
따뜻하고 행복한 이야기를 통해서 가족이 서로 단단하게 뭉쳐서 이어나가는 삶과 연대 속에서도 그들이
잊지 않았던 버팀목은 바로 뿌리 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나고 비행기로 3시간 거리를 돌고 돌아 50년의 세월이 지나서 고향땅을 밟는 순간 단옥이 느꼈을 벅차고 뭉클한 마음이 공감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더라고요. 이 장을 읽는 분들이라면 모두 비슷한 마음이 지 않을까 싶네요~
흙으로라도 고향에 돌아가기를 원했던 부모의 바람을 들어주지 못했던 것은 비단 그분들의 후손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네요. 그분들이 겪은 아픔을 우리 모두 잊지 않고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광복 80주년인 지금 역사 소설 이금이 작가님 책 '슬픔의 틈새' 꼭 시간 내어서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이금이 작가님의 여성 디아스포라 3부작도 모두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