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옷을 입은 키 큰 노부인 두 사람이 묘지에 화환을 들고 있는 모습의 표지는 뭔가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교회 묘지에 매주 화환을 들고 찾아오는 자매는 린디스파른과 애런이라는 인물, 묘지에 힌 사람은 그녀들의 아버지와 오빠라고 한다.
매주 화환이 바뀌고 관리가 잘 되는 이 묘지와는 상반되게 묘지 반대편 제일 멀리 떨어진 곳에 방치하다시피 한 또 다른 무덤이 있다. 그곳을 지나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너무나 다른 이 무덤들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방치된 무덤의 주인은 메리 데이질이라는 여성이다. 두 무덤은 이 책의 모든 이야기들이고 보면 될 것이다.
말렛, 존스, 피츠브라운 이라는 인물이 교회 묘지에서 목사를 만나 우연히 목사 부인으로부터 노부인들에 대해 들으며, 그 속에서 두 무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무덤에 혀 있는 사람들은 한집에서 같이 살았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일뿐이지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이게 고전추리소설들의 매력이라고나할까?
린디와 애런의 가정교사로 메리 데이질이 저택에 온 순간 모든 것에서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아름다움 미모에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까지... 데이질로 인해 한 가족의 생활이 깨지고, 약혼자와의 거리까지 멀어지는 이들의 이야기는 누군가를 향한 사랑과 집착이 또 다른 질투를 유발하고 그로 인해 살인까지 일어나게 된다. 그녀를 향한 욕망으로 인한 결과였다. 사랑하는 만큼 그 욕망의 대상에게 증오 할 수 밖에 없는 감정까지 생기게 된 듯 하다. 오빠가 죽고 아버지가 죽고 의심받던 데이질까지...끝끝내 사고인지 살인인지 제대로 밝히지도 않은 채 세월이 흐른다.
목사 부인이 자신의 엄마(린디 친구)에게 들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함으로써 수십 년 동안 잠자던 이 이야기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 듯하다. 그 과정에서 지금껏 궁금했던 진실을 알게 다. 죽을때가 되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 또한 그런 마음이였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랑과 욕망 집착이 낳은 슬픈 비극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미스터리 추리소설 좋아하는 분이라면 읽기 좋은듯 하다. 요즘 읽는 추리소설과는 다른 고전추리소설의 매력 또한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