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플러스 2027 - a.k.a. 《라이프 트렌드 2027》
김용섭 지음 / 퍼블리온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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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해마다 새로운 트렌드를 이야기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유행은 우리의 생활 방식이나 생각이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 같다.

시간을 대하는 방식부터 소비와 취향, AI와 인간의 관계까지. 책을 읽다 보니 평소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도 조금 다르게 보였다.


<시간이 새로운 특권>

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주제는 ‘시간의 계급화’였다. 과거에는 빠른 것이 곧 편리함이자 발전이라고 여겼지만, 이제는 기다리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과 여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는 사람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한다.

병원 예약, 공항 통과, 배달, 상담 등에서 대기 없이 서비스를 받는 ‘제로 웨이팅 클래스’가 등장하는 한편, 느긋하게 쉬고 천천히 살아갈 수 있는 능력도 새로운 특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무심코 ‘빠름’을 미덕으로 여겨온 시간을 돌아보게 되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쉬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곧 삶의 질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무작정 빠르게 소비하고 움직이기보다, 내 시간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쓸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싶다.

<50대가 새로운 소비의 주인공>

두 번째 주제는 세대와 인구 구조의 변화다. 책에서는 50대에 접어든 X세대가 ‘영 시니어(Young Senior)’라는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단순히 나이가 든 소비자가 아니라 건강, 여행, 주거, 취미, 기술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세대다. 또한 서울이 세계의 트렌드를 받아들이는 도시를 넘어, 새로운 흐름을 재해석하고 다른 곳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시장과 서비스의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업과 브랜드 역시 젊은 소비자에게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활동적이고 소비 욕구가 뚜렷한 중장년층의 관심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제 내 나이도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주목받는 세대에 속한다는 점에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여행이나 건강, 취미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변화가 이미 나와 내 주변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걸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소비와 관심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맞게 삶을 즐기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나이로 세대를 구분하기보다 어떤 삶을 살아가고 무엇을 추구하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나 역시 더 많은 것을 도전하고 즐기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는 물건이 아니라 경험과 감각이 된다>

소비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책에서는 말한다. 사람들이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경험과 감각,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한다. 여행, 마케팅, 공간, 취미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무엇을 사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감각을 얻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선택이 점점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나를 증명하는 도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 역시 책을 고르거나 여행지를 정할 때 나만의 취향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취향마저 계급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은 조금 씁쓸했다. 소비가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취향을 즐기는 일이 또 다른 부담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선택하느냐보다 그 선택에서 내가 얼마나 만족을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AI가 흔할수록 인간다움이 비싸진다>


AI가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수록 ‘인간이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더 큰 가치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AI가 글쓰기, 그림, 상담, 업무 등을 빠르게 대신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손길과 온기, 감각이 더욱 귀해진다는 것이다. ‘안티 AI’, ‘휴먼 메이드 경제’, ‘휴먼 스킬’이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를 잘 활용하는 능력만큼이나 AI가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인간적인 감각과 관계가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나 역시 AI의 도움을 받는 일이 많아졌지만,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의 경험과 감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진심을 나누는 일까지 온전히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AI 시대에 인간다움이 어떤 가치를 갖게 될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주제였다.





사회의 흐름을 읽는 것만큼 그 안에서 나의 삶과 소비 방식을 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하고, 유행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 변화의 원인을 이해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과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시간, 취향, 세대, AI라는 네 가지 관점에서 미래를 바라보게 해 준 이 책은 다가올 변화를 이해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트렌드의 흐름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소비와 삶의 변화를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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