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잠 - 덕자전성시대 덕자의 장편소설
박보미(덕자전성시대) 지음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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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도서제공 솔직리뷰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유난히 마음이 지치는 날이 있다. 세상일이 내 마음 같지 않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묵직하게 어깨를 누를 때면 '다 내려놓고 푹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곤 한다.


유튜버 '덕자'로 우리에게 친숙한 박보미 작가의 첫 장편소설, <그루잠>은 깨었다가 다시 드는 잠을 뜻하는 예쁜 순 우리말이다. 지독한 현실에서 도망쳐 겨우 눈을 감았지만 결국 다시 깨어 마주해야 하는 또 다른 세계를 상징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방송에서 늘 밝은 에너지를 전해주던 작가가 과연 어떤 이야기를 책에 담아냈을지 무척 궁금하다. 주인공 윤설이 안내하는 기묘하고도 몽환적인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어가본다.




* 줄거리 



윤설의 삶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혹했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여의었고 홀로 남은 아버지에게조차 따뜻한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자라났다. 가정에서의 결핍은 학교로까지 이어져 늘 무리 속에 섞이지 못하는 외톨이로 학창 시절을 보내야 했다. 외로움이 일상이었던 윤설에게 세상은 처음부터 차갑고 아득한 곳이었다.


윤설은 포기하지 않았다. 치열한 노력 끝에 공기업에 합격했을 때, 마침내 자신의 삶에도 평온이 찾아올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어렵게 들어간 직장은 또 다른 지옥의 시작이었다. 윤설은 그곳에서 부당한 대우와 직장 상사의 무자비한 갑질을 마주한다. 용기를 내어 이에 맞서 보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외면과 동료들의 배신, 그리고 조작된 거짓 증언들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켜켜이 쌓아온 상처 위에 현실의 배신까지 더해지며 윤설의 삶은 결국 산산조각이 난다. 홀로 세상의 풍파를 견뎌내는 과정에서 윤설의 시공간은 기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한다.





* 우리는 왜 선하게 살아야만 하는가



박보미의 장편소설 <그루잠>을 읽으며 '우리는 왜 선하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이 소설은 착하게 산다고 해서 언제나 좋은 결과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고, 나쁜 사람이 반드시 벌을 받는 것도 아니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한 선함은 단순히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힘든 사람을 외면하지 않으며, 관계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었다. 그런 작은 선택들이 결국 한 사람을 지켜주고, 또 나 자신도 지켜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선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크게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나다운 모습을 잃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 감상평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세상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건의 연속'이라는 점이다.


살다 보면 아무리 애를 써도 이해되지 않는 일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루잠> 역시 그런 현실을 닮아 있었다. 주인공 윤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건과 상처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리는 전개가 이어져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읽을수록 그것이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어떤 사건이 생기면 이유를 찾기 위해 나름대로 논리적으로 분석해 보곤 한다. 하지만 살아보니 모든 일에 명확한 이유나 답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래도 나는 계속 선하게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세상에 지고 싶지 않아 마음을 단단히 먹고 버텨보려 했던 적도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한 가지는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을 이기려고 애쓰는 것보다, 때로는 내려놓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큰 용기라는 것을 말이다. <그루잠>은 답을 찾지 못하는 시간마저 살아내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사실을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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