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 시티 소설Q
손보미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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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세이프 시티>의 저자 손보미 작가는 2009 21세기문학 신인상 수상을 시작으로 젊은 작가상 대상, 대산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등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인간의 기억을 삭제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이다. 트라우마 치료와 범죄 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기억 기술이 사용되는 '세이프 시티'에서 주인공들은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진실과 윤리 사이에서 복잡한 갈등을 겪게 된다.



** 줄거리

극심한 양극화와 정부 통제가 지배적인 미래도시.

도시는 정부의 엄격한 관리와 첨단 인프라가 집중되어 있는 새롭게 재개발된 신도심과 각종 범죄와 노후화가 방치되어 사회적 약자들이 몰려 있는 구시가지 엑스 구역으로 나뉜다.

사람들은 도시 내 안전도 등급을 표시해주는 '세이프 시티'라는 지도 앱을 사용하며 도시 내 안전도를 등급별로 구분한다.

주인공은 여아 납치 사건의 무고한 용의자를 수사하다 진범이 가족을 살해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겪은 죄책감과 압박에 시달린다.

사건으로 인해 휴직을 하게 되고 불안감 떨쳐버리기 위해 밤마다 그녀는 구시가지로 산책을 다닌다. 그러던 어느 여자 화장실 연쇄 파괴범과 맞닦드리게 되고 중상을 입게 된다.

최근 정부는 기억을 삭제하거나 조작하는기억 교정술 범죄 예방과 트라우마 치료라는 명분으로 도입하려 한다.

p.41

너무 위험하잖아. 그러다가 사람의 기능 전체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 대상이 누구라도, 그게 심지어 악질 범죄자라도 다른 누군가를 위험에 빠뜨릴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어.

화장실 연쇄 파괴 사건의 범인이 기술의 실험 대상으로 지목되자, 주인공은 기억이 조작됨으로써 진실이 사라질 있다는 사실에 맞서 이에 반대하며 싸울 결심을 하게 된다.

p.139

진실은 선점하지 않으면 되는 물건과도 같은 거에요. 게다가 아주 연약한 물건이죠. 다루기가 아주 까다롭다구요. 거기에 그냥 둬서도, 다른 누군가가 뺏어가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

과연 그녀는 기술과 권력의 앞에 진실을 지켜낼 있을지...



<세이프 시티>의 도시개발은 안전과 효율이라는 명분하에 지역별로 등급을 나눠 위험과 소외 지역의 사람들을 차별하고 격리시키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사람들의 기억마저 통제하려고 한다.

기술 발전이 인간의 기억과 진실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미래 사회가 '정말 안전이란 무엇이고,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진실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특히 기억을 지우고, 왜곡할 수 있다는 '기억 교정술'은 혜택과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무섭게 느껴졌다. 과연 더 안전한 삶, 더 아프지 않은 인생이 과거를 없애는 것으로 가능할까? 오히려 기억의 소멸이 인간을 비인간적으로 만들진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기술 발전이 반드시 모두에게 이로운가'라는 점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다. <세이프 시티>는 단순한 미스터리 장르를 넘어 사회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남긴 강렬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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