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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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가 기정시에 캔들과 비누를 만드는 공방인 '나리공방'을 개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 19가 발병한다.

결혼 후 나리는 기정시에 신혼집을 장만하고 그곳에서 수미를 알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고 키우며 친해진 수미가 코로나 확진이 된다.

나리공방의 수강생이었던 수미. 코로나19 초기에는 확진자의 동선이 모두에게 공유되던 시기여서 나리의 공방도 새경프라자의 다른 가게들도 손님이 뜸해진다.

수미가 확진 판정을 받기 이틀 전 딸 은채의 학원 줌 수업 화면으로 수미네 집에서 무언가를 내리치고 부수는 소리가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그것은 수미의 딸 서하가 엄마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고 내본 낸 것이었다.

이를 본 나리는 수미네 집에서 급히 서하를 데리고 나온다. 나리의 공방으로 찾아온 수미는 울면서 서하를 부르지만 나리는 공방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틀 뒤, 수미는 확진 판정을 받고 딸 서하와 아무런 대화를 나누지 못한 채 두달 넘게 격리된다.

p.73 수미는 음압병동 1인실에 하루 종일 혼자 있었다.

어느 때보다도 서하의 마음을 다치게 한 채로 수미는 서하와 떨어져 격리된 상태였다. 서하도 수미도 서로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한 채였다.

수미는 서하와의 나리가 망쳤다고 생각하며 적대심을 표하고 나리는 서하를 너무 지나치게 자신화 시키며 억압하는 수미를 미워하기 시작한다.

p.166 수미는 서하를 서하로 여기지 않았다 자신의 확장으로 여겼다.

수미가 격리가 끝났다는 소식을 직접 듣지 못한 나리는 더더욱 수미에 대한 분노가 생기며 두 사람의 골을 깊어져만 가는데....


정상으로 다시 돌아온 요즘 불과 얼마 전인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되던 고통스러운 시기가 생각이 났다.

모든 이의 동선이 감시되던 시기 타인을 믿지 못하고 마주 보지 못했던 시기였다.

'마주'에서의 수미와 나리에 대한 양육방식에 대한 대립구조는 글을 읽는 내내 묘한 긴장감을 주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상대방의 양육방식에 깊게 관여하지 않는다. 나조차도 동생과 아이들을 키우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할 뿐 크게 나서진 않는다.

'마주'에서 최은미 작가님은 이런 과정들을 굉장히 섬세하고 치밀하게 표현해냈다.

팬데믹 속에 일어난 일이기에 감정의 대립이 극대화로 치닫고 그로 인해 두 사람의 묘한 대립이 좀 더 설득력있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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