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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한 모든 것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평점 :

<있을 법한 모든 것>에는 총 6편의 단편소설이 들어있다. SF소설처럼 미래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어쩌면 앞으로 다가올 우리의 미래를 낱낱이 드러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 니니코라치우푼타
국민 중위 연령 61세, 사업장 곳곳에서 정년 69세 기준은 무시된지 오래, 움직일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으면 누구나 일하는 초고령화 시대이다.
혼인과 출산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세금을 납부할 인구가 점점 축소되고 국가의 지원금 또한 사라지고 있다.
실장과 한바탕 후 회사를 뛰쳐나온 나는 당장 다음달 엄마가 계신 요양기관에 보낼 돈이 걱정이다.
요양기관 사무장이 엄마가 '니니코라치우푼타'라는 존재를 찾는다고 한다. 몇 일을 검색해보았지만 어떤 존재인지 찾을 길이 없다.
p.19 보호자분, 알았어요! 이유나진 할머님이 말씀하시던 게 뭔지 알았어요. 할머님 어렸을 적에 만난 외계인 이름이래요.
어린 시절에 만났던 '니니코라치우푼타'를 데려와 달라고 엄마가 부탁을 한다.
특수분장팀에서 일했던 나는 지난번에 싸움에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실장에게 외계인 분장을 시켜 데리고 간다.
p.43 이분은 왜...... 얼굴이 이렇지요?
치매를 앓고 있는 엄마는 자신에게 했던 부탁을 잊어버렸다......
그리고 얼마 뒤, 엄마는 돌아가시고 작은 상자 하나 정도의 소지품만 남았다.
엄마가 남긴 수첩 속에서 자신을 사랑했던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다.
p.59 엄마가 서툴게, 그리고 빼곡하게 적어둔 영화 제목들은 모두 우리 작업팀이 분장에 참여한 작품들이었다. 내가 십오 년을 일했지만 변변한 부와 명예는 얻지 못했던.
과학은 발전하고 인간의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홀로족들이 늘어나며 인구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100세 시대라는 지금 초고령화 시대로 한 발씩 다가가고 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잘 보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콘텐츠로 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과학의 발전이 마냥 대단하거나 좋지만은 않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데 그걸 간과하고 세상이 변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어령 선생님이 과학은 인간을 배제해야 성립된다고 했던 말이 이런 의미였나보다.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우린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한편, 사회에 다른 이면에선 자신에 대한 혐오와 비관을 타인의 행복의 탓으로 돌려 사람을 죽이기도 폭행하기도 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몇일 전 산책하다 일어난 범죄로 이제 맘놓고 여자 혼자서는 운동을 하러 산에 갈 수도 없다. 노커같은 존재가 정말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북클럽 문학동네 서포터즈 활동 도서 솔직한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