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의 싱클레어, 수레바퀴의 한스.
아주 조금 다른 상황에 놓여진 동일 인물.
남자 아이들은 자랄 때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나는 저들일 때 어떤 생각을 했지?
무엇 때문에 힘들어 울고,
무엇 때문에 기뻐 살았지?
되묻는 시간이었다.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나간 싱클레어.
요즘 배우고 느끼는 ˝연애˝와 닮아있다.
내가 알고있거나 혹은 모르고 있는 나를 발견해나가는 과정.
살인적인, 짐스러운, 끝이 없고 멈추지도 않는 수레바퀴같은 교육.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선생님의 외모, 말, 행동에 존경하고 무작정 따르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침에 인사하고 저녁식사 후 만나는 맞벌이하시는 부모님.
그 공백의 상당 부분을 채운건 학교와 학원.그 곳의 선생님들.
유독 선생님을 좋아하고 따라다닌 나는 10년동안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꿈꿨다. 사범대의 높은 커트라인에 좌절했지만..! 교육풍토의 풍비박산도 영향을 미쳤지만!
한스와 하이르너에게도 그런 선생님 한 분이 나타났다면 학교에 좀 더 정을 붙일 수 있었텐데, 둘 다 학교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었을텐데 싶다.너무 괴로워했던 모습이 안타깝다.
샤워를 하며 이 생각 또한 폭력적이라고 느꼈다.
그들은 그들만의 환경에서 나고 자란건데.
나는 그들의 세상을 경험하지 않았으면서 주제 넘었다 또.
위로해주고 안아주고 마무리해야지.
내 옆에는 한스와 같은 친구가 있다.
쉬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그 친구를 보며 뺀질거리는 나라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시간을 쉬며, 보고싶은거 보고, 가고 싶은 곳 가며 온전히 살아내는 나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 친구에게도 한스 기벤라트 같다고,
여러명이 달려들어 제발 좀 아무 생각말고 놀라고 몇 시간을 얘기했지만 그녀는 원래 그녀가 살아온 방식대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준비하고 스트레스 받는다.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봐야 소용없다 자기가 느끼지 않는 이상.
나의 한스 기벤라트가 조금 더 편해지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