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EO 박도봉의 현장 인문학
김종록.박도봉 지음 / 김영사 / 2016년 7월
평점 :
동양강철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그런 동양강철을 인수한 케이피티란 기업은 들어본 적없는 아주 생소한 기업이었다. 같은 업종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알지도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래도 동양강철은 익히 들어온 기업이지만 케이피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되었다. 아니 그 기업이 동양강철을 인수했다는 사실 또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만큼 자기 분야가 아닌 일에는 관심이 없었던지 아니면 경제쪽으로는 전혀 무관심한 이과 출신이라는게 들어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고 정주영회장을 비롯한 우리나라뿐 아니라 엄청난 부를 이룬 사람들의 자서전 내지 성공기를 보면 대부분 맨몸으로 시작해서 현장에서 먹고 자고 발로 뛰면서 지금같은 대기업의 발판을 만들고 부를 축척했다고들 한다.
하지만 왠지 다들 나와는 동덜어진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같고 그 당시에는 그랬을 수 있지 하면서 약간 자조적인 생각으로 보게 되는데 이 책은 나보다 불과 몇살 더 먹은 선배의 경험담을 대담형식으로 풀어내서 좀 더 진솔해 보이고 그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 당시 상고를 나오면 은행 취업은 따논 당상이었다. 주판으로 계산하고 암산하는 능력은 가히 최고수들 아니었던가.
그런 좋은 직장 마다하고 대학교 진학을 해서 교사가 될 수 있는 기회도 걷어차고 구멍가게 같은 공장에 취직을 하다니. 만약에 지금 누가 그렇게 은행도 마다하고 교사도 마다하고 공장에 취직하겠다고 하면 주변에서 열일마다하고 다 뛰쳐나와 말릴거다.
공장도 현대나 삼성같은 대기업 공장도 아닌 직원 몇명이서 하는 영세한 공장에서 스스로 일을 배워가며 꿈을 키웠다니 상상이 안간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는것 같다.
박도봉회장도 비록 처음은 아주 영세한 공장에서 시작했지만 나름 어떻게 사업을 해야 할 지를 알고 있었기에 무모해 보이지만 묵묵히 그 길을 걸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박도봉회장은 현장안에 길이 있으니 젊은이들이 현장에서 길을 찾으라고 애타게 말하고 있지만 현실은 아직도 공무원과 대기업 취업 등등 폼나고 멋진 직업만 찾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가 기피하는 3D업종에 많이 몰려있는 이유도 그만큼 젊은 사람들이 힘들고 땀흘리는 직업은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작 그런 젊은이들이 워킹비자로 해외에 나가면 그나라 국민들이 힘들어서 하지 않는 3D 업종에서 종사하며 착취를 당하다가 오곤 한다.
그럼에도 자꾸 해외로 나가는 이유는 이력서에 폼나게 한줄이라도 더 넣어서 좋은 곳에 취직하려는 생각이리라.
건설현장에도 보면 예전에는 중요한 공정에는 주로 한국사람들이고 잡부나 간단한 작업들만 조선족이나 중국사람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철근부터 거의 모든 공정에 중국사람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의 임금이 한국사람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 그들이 동시에 파업을 하거나 본국으로 들어가보리면 일대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그것은 공장들도 똑같을 것이다.
눈높이를 조금 낮춰보면 많은 직장이 보일거라고 말은 하지만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꺼려지는 것이다.
대기업 초봉이 일반기업 10년차와 맞먹는 연봉이라면 어느 누가 일반기업가서 박봉속에서 시달리려고 하겠는가. 차라리 몇년 더 공부해서 대기업 취직하면 단번에 역전되는 인생인데.
박도봉 회장이 베트남에서 많은 기회를 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대학생들을 해외에서 필요한 인재로 키을수 있는 '글로벌 비지니스 아카데미'를 목원대와 협약했다고 한다.
나도 베트남을 가봐서 알지만 아직도 낙후한 곳도 많고 개발할 것도 많아서 정말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또한 베트남 접경지역인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까지 아주 넓은 곳에 다양한 세계가 펼쳐져 있다.
김우중 회장이 말한것 처럼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너무 안정적인 것에만 빠져 나태해지지말고 주저말고 세계로 눈을 돌려보자. 더 넓은 신세계가 보일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