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 ㅣ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6월
평점 :
김용의 영웅문 이후 정말 오랫만에 재미있는 무협소설을 읽었다.
일반 무협지처럼 황당무계한 무술이 나오지는 않아서 무협소설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그 시대의 궁중 암투를 다룬 소설이라고 해야 맞을것 같다.
어느 나라든지 왕의 자리에 앉기 위해 알게 모르게 세력을 모으고 치열하게 자리다툼을 하던 것을 역사에서는 이처럼 재미있게 다루지 않지만 드라마나 소설에서는 픽션과 논픽션이 어우러져 정말 재미있게 묘사되어 푹 빠져들게 된다.
이번 랑야방 또한 역적으로 몰려 몰살당한 가문의 아들이 극적으로 살아남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아와 복수를 펼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인공 매장소가 눈에 선히 보이는 듯하다.
그저 글로만 대했는데도 그 이미지가 그려진다.
처절한 고통속에서 오로지 복수를 위해 이를 악물고 돌아온 그가 펼치는 내용은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 벌써 흥미진진하다.
그저 가볍게 주위 사람에게 몇마디만 했는데도 궁중에서 돌아가는 판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모두의 관심 속에 있는 주인공.
기린기재란 그를 자기 편으로 만들기만 하면 왕권 후계구도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태자와 예왕이 벌이는 매장소 쟁탈전.
정작 주인공은 그 둘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데 그런건 아랑곳 하지 않고 서로 차지하려고 벌이는 암투가 우습다.
서로가 점점 더 증오하고 미워하게 되는 계기가 바로 주인공이 계략을 써서 그런 것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주인공이 넌지시 도와주는 말 한마디로 서로 상대방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했다는 생각에 빠져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으로 우습다.
그러면서 주인공의 능력에 반하여 점점 더 주인공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주인공의 계책도 뛰어나다.
모든 상황을 독자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때문에 태자와 예왕이 바보처럼 느껴지지만 당사자 입장이 되어보면 전체적인 그림이 보이지 않아 매장소가 자기들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을 것이다.
매장소가 선택한 주군인 정왕. 어릴적 친구를 주군으로 선택했지만 정작 정왕은 매장소가 자기가 그리워하는 어릴적 죽마고우 임수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고 그저 한낱 모사꾼으로 알고 적대시 하는 모습은 가슴아프다.
임수가 죽은 줄로만 아는 정왕과 자기가 임수라고 말하지 못하는 매장소. 이 둘이 아직은 같은 배를 타고도 적대감을 가지고 있어 보이지만 이들의 사이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사뭇 궁금하다.
1권의 마지막에서 예황군주는 매장소가 바로 자신의 옛 정인 임수라는 것을 알고 그 근엄하고 단단하던 여장부에서 한낱 연약한 여인의 모습으로 변하여 임수의 가슴에 파묻혀 우는 모습은 가슴 시리다.
임수의 생환을 알게된 예황군주와 임수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사뭇 궁금하다.
2권은 이제 나온거 같다. 2권을 다 읽을 즈음 3권이 나오면 좋겠다.
드라마도 찾아봐야겠다. 랑야방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쉽사리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빠져볼만 하다.
그만큼 재미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