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에서 신간을 보내준 덕에 <받은 편지함>으로 익숙한 남찬숙의 신작 <누구야, 너는?>을 읽었다. 남찬숙 작가의 특징은 내면심리를 그리는 탁월성이다. 주인공 현우의 외면적 삶은 엄마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게 삶의 모토다. 더 잘해야 하고 항상 엄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친구도 독서도 여가도 필요치 않게 생각하는 오로지 일등으로만 치닫는 아이 그러나 그런 현우속에 또 하나의 현우가 살고 있다. 현우는 자신의 내면에 사는 또다른 자아를 늘 거부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아이를 인식하게 되고 드디어 그 아이가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런 현우에게는 현우 엄마의 어린 시절 상처가 그대로 투영되고 마침내 현우를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면서 엄마도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게 되는 이야기다. 요즘 현우와 같은 아이들이 많을 것이고 그런 아이들의 뒤에는 그와 비슷한 환경을 겪어나온 부모가 존재한다는 게 별로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를 되묻게 하는 책 현대 아이들이 겪을 법한 정신세계도 무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