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당나귀
소냐 하트넷 지음, 김선희 옮김 / 다른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다른 출판사에서 이번에는 호주의 아동도서에서 올해의 책으로 뽑힌 은빛 당나귀를 펴냈다.

은빛 당나귀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면서 들려주는 이 책은

티없이 맑은 자매들이 그들만의 비밀을 지키며 전쟁터에서 낙오된 군인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이야기이다. 숲은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자연의 순수함을 제공해주는 인간에게 원초적 공간이나 다음없다. 숲을 산책하던 어린 소녀 마르셀과 코코는 전쟁으로 눈이 먼 군인을 발견한다.

그 군인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은빛 당나귀

당나귀는 인간에게 부림을 당하면서도 늘 온순하고 순종적이다. 또한 그런 당나귀는 약간은 놀림감이 되어도 무심히 감내하는 약자의 표상이다. 가장 선한 존재이면서 가장 약한 존재지만 신의 눈으로 보면 이기심도 공격성도 없는 가장 오염되지 않은 존재이다.

작가 소냐 하트넷은 당나귀의 순종적인 캐릭터에 성경에 나오는 나자렛 예수의 탄생을 차용한다.

약간은 작위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또다른 눈으로 재해석하여 이야기가 무리없이 녹아든다. 어쩌면 이 동화에 나오는 어린 자매는 아직 세상에 대해 선한 눈과 마음만 열린 상태로 은빛 당나귀의 캐릭터와도 통한다. 어찌 보면 단순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그 안에 흐르는 전쟁의 참상을 아이들의 시각으로 전해주며 부상한 군인을 집으로 돌려보낼 수 있게 결정적 역할을 하는 파브리스도 은빛 당나귀같은 존재이다. 작가는 어리고 힘없고 밝음 뒤에 가려진 숲같은 이미지로 마르셀과 코코, 그리고 파스칼, 또 지체 장애를 가진 가난하고 힘없는 파브리스를 통해 진정한 인간애를 보여주고 싶었구나 싶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어른들 몰래 펼쳐나가는 우정이 가슴을 따뜻하게 뎁혀주는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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