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문화와 감성의 여행

실크로드 - 세계역사문화기행
정목일 지음 / 문학관 / 2007년 7월

세계역사문화기행

실크로드
정목일 지음 문학관 펴냄

실크로드란 소재로 쓰여진 책들이 인터넷 검색으로 무려 100여권을 망라한다.

사진작가에서 역사가, 혹은 미술, 불교미술을 연구하는 사람에 일반적인 여행자들도

누구나 실크로드를 다녀오면 뭔가 써서 남기고 싶을 만큼

 실크로드는 신비한 역사적 유물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걸 대변하는 것 같았다.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비경과 

그와 더불어  인간의 인내심을 시험할 만큼의 열악하고 위대한 자연을 간직하고 있음이리라.

나역시 늘 가보고 싶어 꿈꾸지만 내 생전에 이루어질지는 의문이다.

정목일 수필가가 쓴 이 책은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 자연과 유물,

유적들을 바라보며 인간근원을 천착하는 심미안적 사유가 돋보인다.

거기에 해박한 역사적 상식을 기저로 하여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존재인가를 끝없이 되묻는다.

 

정목일 수필가는 피천득을 잇는 우리나라 대표수필가이다.

그의 수필은 서정이 짙어 독자로 하여금 불교적 명상을 하듯

글을 읽다보면 어느덧 마음이 맑아지는 걸 느끼게 된다.

이 책은 나처럼 실크로드 여행을 못한 사람에게는

철학적 사유를 곁들인 실크로드 여행 안내서로,

이미 실크로드를 다녀온 사람에게는

겉으로만 느꼈던 여행의 참맛을 내면으로 다시 곱씹으로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제목에서 말하는 것처럼 역사와 철학과 문화를 곁들인 여행수필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를 보든, 미술을 감상하든, 문화유적을 보든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게 마련이다.

 이 책은 정목일 수필가가 지금까지 낸 많은 수필집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서정에 자연친화적인 맑은 감성으로 근원적인 인간존재의 끝없는 사유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오래전에 살았던 인류의 흔적들과 끝없이 교감하려는 작가의 정신에 전이되어

책을 덮을 때까지 고대로의 여행의 맛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