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는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다. 제목부터가 흡인력이 있다. 입양을 다룬 동화인데 지금까지 우리나라 작가들이 그린 색갈과는 확연히 달랐다. 간결하면서도 압축된 문체, 약간은 건조한 것 같은 십대 입양아의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입양이라는 소재는 국내에서 많이 다뤄왔다. 그러나 이 책은 지금까지 다뤄온 입양아의 측은지심에서 일단 벗어나 발랄하게 펼쳐진다. 지금까지 성인들의 눈에 입양아가 불행하고 불쌍하게 그려져 왔다면 이 책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이다. 입양한 부모들이 오히려 자랑하고 싶어하는 심리. 그 틈바구니에서 겉도는 입양아의 내적인 심리가 잘 드러나 있다. 이 즈음에 읽은 외국동화 중에서 <일요일의 아이>, <루비홀러>등이 입양되어지는 아이들의 심리를 경쾌하게 보여준다고 느꼈는데 이 책 <내가슴에 해마가 산다>를 읽으면서 비슷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젊은 작가답게 발랄하고 간명한 문장이 신선했다. 양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할머니의 캐릭터도 무척 좋았다. 심장수술을 받은 흉터를 해마로 환치 시킨 것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