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정유정 지음 -비룡소 펴냄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는 세계일보사가 상금 5000만원을 내걸고 공모한 청소년소설에서 당선된 소설이다.
이 글을 쓴 작가 정유정은 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간호학과를 나와 병원 근무를 하다 글을 쓰게 되었으며 이미 세 권의 소설집을 낸 작가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는 로드 무비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안에 많은 것을 담고 있으면서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 없는 사건의 연속이 이어진다.
이 책에 나오는 나 준호, 규환이, 승주, 정아, 할아버지, 개 루즈벨트는 모두 상처받은 영혼을 안고 사는 존재들이다.
준호는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소년.
사건은 준호의 엄마가 아버지를 더 이상 기다리지않고 다른 남자와 재혼을 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가장 친한 친규 규환이가 운동권 학생이라서 경찰의 수배를 받아 늘 숨어살아야 하는 형을 외국으로 보내기 위한 여권과 서류를 가지고 남해 섬 임자도를 찾아 떠나게 된 전날
규환이는 개장수 정아 아버지의 보복으로 심한 부상을 당한다.
병원에서 규환이에게 대신 임자도에 가서 형을 만나달라는 부탁을 받은 준호는
이미 은밀하게 엮인 계획대로 대로 승주네 양조장트럭 뒷칸에 타고 광주에서 몰래 내리기로 한다.
그러나 트럭에 탄 순간 그곳에서 낯선 할아버지와 승주, 그리고 정아, 정아네 개 루즈벨트와 맞딱뜨린다.
준호는 이 들이 왜 혼자만 타고 가야하는 이 트럭 짐칸에 있는지 또 자신과 동행하려 하는지 알수가 없다. 그렇다고 모든 사실을 말해서도 안된다.
결국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아슬아슬한 모험과 함께
임자도에 가서 규환이 형을 피신시키는데 성공한다.
소설의 긴장감은 사건의 연속에 의해 유지된다.
사건이 사건을 물고 해결되는 듯한 시점에서 또 사건을 잉태하면서 엉뚱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사건은 또 다른 사건에 휘말리며 절정으로 치닫는다.
독자들은 승주와 정아, 그리고 할아버지가 왜 준호와 동행하게 되었는지 끝까지 의문을 품고 읽어나간다.
작가는 청소년의 생생한 입담과 재치있는 감성을 표현하는데 탁월한 것 같다.
소설속에서 작가는 알콜중독으로 파괴된 인성의 소유자인 정아 네를 통해
이 세상 어느 곳에 있음직한 알콜중독자의 가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승주네 엄마를 통해 과보호가 아이에게 어떤 상처를 주게 되는지도 고발한다.
그리고 의문의 할아버지를 통해
한때 암울했던 시대의 상처인 광주사건을 뒷배경으로 깔며 억울한 희생자들의 모습들도 비춰낸다.
할아버지의 캐릭터는 신출귀몰한 홍길동을 보는 듯 하지만 그 역시 암울한 시대의 슬픈 희생자이다.
승주는 병적인 엄마의 과보호로 정체성을 잃어버린 소년. 결국 병적인 엄마의 과보호로 절에 맡겨지게 되고 그곳에서 탈출하게 되어 준호와 함께 하지만 끝까지 준호와 줄다리기를 늦추지 않는 캐릭터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준호를 뺀 승주와 정아, 할아버지, 루즈벨트까지 조금은 과장된 모습이지만 개연성을 잃지 않았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작가는 소설의 뒷부분에 주인공들의 성장후의 모습을 비추면서 끝을 맺는다.
이 부분이 청소년소설답다.
이 책을 읽으면서 허클베리핀도 상상이 되고 삼포가는 길도 상상이 되었다.
이 작가의 다른 책이 읽고 싶다.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작가가 이만한 필력으로 독자의 흡인력을 갖는다는게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