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의 선물
윌슨 롤스 지음, 김율희 옮김, 노현주 그림 / 다른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양서를 주로 출판하고 있는 <다른>에서 이번에도 좋은 책을 냈다.

열 살의 소년이 오클라호마의 체로키에서 자연과 함께 숨쉬며 살아오면서 열 네 살이 될 때까지 자기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 단언한다.

색다른 소재 원숭이 사냥을 통해서 소년은 한 계단 한 계단 성장기를 통과한다. 사실적인 묘사와 자연과 멀어진 요즘의 청소년들에게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삶을 그리워하게 한다. 서커스단원의 차에서 우연히 탈출한 원숭이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된 소년의 가족은 그 원숭이들을 잡기 위해 보상금을 내건 사실을 알게 된다. 소년은 조랑말고 22구경 권총을 갖기 위해 원숭이 사냥에 나선다. 그러나 길들여진 원숭이들은 소년의 속셈을 먼저 알고 오히려 소년을 골탕먹인다.

실제 체험해 보지 않고는 써내지 못할 것 같은 살아있는 묘사와 정경들이 독자로하여금 그 정경으로 빠져들게 한다. 소년의 여동생은 다리를 전다. 사냥을 좋아하는 소년과 달리 동생은 천사처럼 고운 심성으로 현실에 자족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모험을 좋아하는 소년을 부추기며 지혜를 주는 사람은 할아버지이다. 원숭이를 사냥해서 돈을 번다는 설정이 조금은 낯설지만 원숭이와 사람사이의 줄다리기가 재미를 더해준다. 소년이 힘으로 원숭이를 잡으려 할때는 언제나 원숭이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농락을 당한다.

그러나 거센 폭풍우로 정글이 만신창이가 된날 궁지에 몰린 원숭이를 구해주려고 따뜻한 마음으로 손을 내밀었을때 원숭이들은 경계의 마음을 풀고 소년에게 다가온다. 옥수수 창고까지 소년을 믿고 따라온 원숭이무리들, 그리고 결국 서커스 단원에게 원숭이를 넘기고 돈을 받게 되는 설정이 조금은 마음이 편치 않다.

자연으로 돌아간 원숭이들과 소년의 교감으로 인해 더 행복한 결말을 원하는 것은 너무 상투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원수이들이 다시 서커스단원에게 되돌려지고 그 보상으로 받은 돈은 결국 여동생의 다리 수술에 쓰여진다. 그 장면에서 가슴이 뭉클하긴 하지만 가슴 한 구석에 그 원숭이들이 돌아가지 않고 대자연의 품에 마음놓고 안길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원숭이의 선물은 결국 동생의 다리를 정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열네살이 되기까지의 한 소년의 성장기에 스스로 깨우치고 겪어가는 순수가 독자를 감동시키는 책이다. 다른 출판사의 또 다른 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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