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로 읽는 세계 - 국제 관계를 꿰뚫어 보는 미디어 리터러시
채영길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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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마수미가 지적하듯 사실이건 아니건 일단 미디어를 통해 발화된 말은 그 자체로 자율성을 갖고 사실처럼 움직인다. 권력의 선제성이란 이처럼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어 권력의 형성 기제로 사용되는 매우 적극적인 권력 형성의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위협은 아직 출현조차 하지 않았고 불확실성 그 자체이지만 바로 그것이 위협의 본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브라이언 마수미는 이러한 권력의 선제성을 냉전의 억제력과 대비시킨다.




...이데올로기의 종언과 함께 정체성 정치가 전면화된 데 이어 21세기 국제 관계는 감정으로의 전환Emotional Turn, 심지어 정동으로의 전환Affective Turn을 명백히 드러낸다. 이는 때로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러시아에 대한 서구의 평가에서뿐 아니라 이를 다시 한번 정치 담론으로 가공하는 러시아의 외교 전략에서도 감지된다. 국제 관계는 이제 이성과 합리성을 통해 이해될 수 없는, 정서적이고 감정적이며 불확실한 주체의 영역이 되었다.




...소수 민족에 의한 버마족의 상처는 버마족 중심의 배타적 민족주의로 발전되었고, 외세에 대한 불신은 외국과의 교류 자체를 단절해 버리는 극단적 반외세주의로 발현되었다. 이 같은 군부의 극단적·배타적 민족주의는 미얀마의 지배 이념이 되어 수십 년간 미얀마 사회를 분열시켰으며, 미얀마에서는 독립을 원하는 소수 민족과 정부 사이에 내전이 끊임없이 발생했다.따라서 미얀마의 내전은 단순히 군사 독재를 타도하기 위한 무장 투쟁으로 볼 수 없으며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만 보는 것 역시 편협한 시각이다. 역사적 맥락에서 미얀마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현재 발생하는 미얀마 사태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거리에 나와 시민불복종을 이행하는 이들을 영웅으로 보도하는 기사와, 우리 국민이 다치지 않도록 정부의 입장을 표명하는 기사는 우리의 이상과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세상의 일이 나의 문제가 되면 복잡다단해지는 것이고, 나와 상관없는 일이 되면 이상적 관점에서 쉽게 단정 짓고 결론지어 버린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우리의 단정이 아무렇지 않게 단죄의 말을 하게 한다. 단편적으로 조각난 지식은 편의에 따라 취사 선택된다.




...이러한 차이에서 우리는 미디어가 난민을 다루는 방식의 문제점을 다시금 발견할 수 있다. 난민 발생의 원인에 대한 피상적 이해, 사건·사고 중심의 보도로 난민 발생이 아닌 난민 자체를 문제로 지목하는 시각, 공존 가능한 구성원으로서의 난민이 아닌 우리에게 잠재적 위협이 되고 갈등의 원인이 되는 외부자로서 난민을 그리는 관점, 그리고 우리의 이해득실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대상화 등이 우크라이나 난민 보도에서는 도드라지지 않았다. 이런 유럽 미디어의 이중적 태도에서부터 우리는 반성의 지점을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외신 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해당 분쟁 혹은 사건이 협력 모델이 아닌 경쟁 모델로 분석되고 소구된다는 점이다. 기계적 중립성과 양비론에 따른 외신 언론의 책임 회피성 보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각자의 정당한 이유에 의해 갈등과 분쟁의 고조를 지속하게 한다. 그 결과 양측 모두 자신이 상대방에 가하는 폭력은 정당하며 폭력의 수단을 지키는 것이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과 동일시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결국 외신 보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국가 건설이 서로에게 위협이 된다는 신념화된 담론을 해체하는 데 실패했다.




...빈곤 포르노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절망적인 희생자, 독립적으로 살아갈 능력이 없어 외부에서 도와주어야 하는 수동적인 대상으로 묘사한다. 빈곤 포르노의 자극적인 이미지와 개인의 일화에 바탕을 둔 내러티브는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빈곤의 문제가 사실은 역사적이고 구조적 불평등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채 나의 돈 몇 푼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의 문제로 단순화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아프리카의 다양한 삶을 상상할 여지를 말살하고 아프리카를 빈곤의 동의어로 끌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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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 힘든 긴 밤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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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리징은 추억에 잠긴 듯 먼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굉장히 올곧은 사람이에요. 방금 전에 말씀하신 그 혐의는 모두 엉터리고요. 장양에 대해 한마디로 설명해야 한다면 ‘적자지심赤子之心’이란 단어로 표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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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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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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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 - 건강을 책임진다고 믿었던 현대 의학은 어떻게 우리를 더 병들게 했는가
로버트 러프킨 지음, 유영훈 옮김 / 정말중요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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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경향이 바뀌었다. 요즘은 고탄수화물 식사가 잦고, 그래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바람에 TOR가 대부분 켜진 상태로 있다. 우리 몸의 대사는 성장 쪽으로 치우져 있다. 그래서 염증이 생기고 자가포식 활동이 억눌린다. 우리 몸에 노화된(늙고 쇠약해진) 세포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그러면 염증을 일으키는 노화 연관 분비 표현형(SASP)을 만들어낸다. SASP는 종양 성장을 촉진할 수도 있는 (사이토카인 같은) 분비물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래서 인공감미료가 인슐린 수치를 끌어 올리는가. 수크랄로스는 열량도 없고 당 성분도 없는데 인슐린 수치를 20%나 올린다. 다른 인공감미료도 이처럼 인슐린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천연’ 감미료라는 스테비아도 마찬가지다. 혈당에 미치는 효과는 아주 작을지언정 아스파탐과 스테비아 모두 인슐린 수치를 일반 설탕보다도 더 많이 끌어 올린다. 인슐린 수치를 높이는 인공감미료라면 유익하기는커녕 유해한 게 맞다. 인공감미료를 쓰면 열량과 당 성분은 줄일 수 있겠지만 인슐린은 떨어트리지 않는다. 인슐린이 체중을 늘리고 당뇨병을 부추긴다.





...포도당 수치가 높으면 몸에 해롭다. 인슐린 수치가 높아도 그렇다. 포도당 수치가 높으면 당화반응을 일으킨다. 인슐린 수치가 높으면 TOR 활성화가 만성이 되어 불러오는 모든 질병이 나타날 수 있다.
2형 당뇨병은 탄수화물 독성과 불내증의 질환이다. 약물 복용은 해결책이 아니다. 식단에서 정제 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이 옳다. 실제로 당뇨병 완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일부 연구에서 밝혀냈다!152 만약 이 질환의 이름을 2형 당뇨병에서 ‘탄수화물 불내증’으로 바꾼다면 어떨까?




...에탄올과 과당은 서로 닮았다. 둘 다 간독소다. 둘 다 지방간을 만든다. 둘 다 중독성이 있다. 둘 다 염증을 일으킨다. 지난 수십 년간 둘 중 하나는 소비가 폭증했고, 다른 하나는 그대로였다.




환자든 의사든 문제를 찬찬히 의논하지 않고 속전속결로 처리하려고 든다. 한 번 내원할 때 걸리는 평균 진료 시간은 기껏해야 17분 24초다. 환자는 무슨 약을 먹으면 되는지 궁금하고, 의사는 필요한 처방을 내어준다.
문제는 약을 먹으면 증상이 나아진다는 점이다. 당장 고통을 멈춰주기에, 역설적이게도 그 고통의 원인을 다스리는 치료에는 손대지 않게 된다. 진짜로 해야 할 일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인데, 대부분의 환자들에게는 그러기가 참 버겁다.





...앞서 우리는 과당 대사의 연쇄 작용으로 혈관뿐만 아니라 뇌까지 망가지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과당의 대사 작용으로 요산이 생기고, 요산은 산화질소 효소의 작용을 억누른다. 그 바람에 혈관과 뇌가 산화질소를 충분히 쓰지 못한다. 요산은 산화질소를 사용하는 세 영역인 혈관, 면역계, 뇌를 모두 망가트린다. 혈관은 심장질환과, 면역계는 암과 연관성이 있고, 뇌는 치매와 관련이 있다.




...건강수명을 늘리는 노력을 가리켜 “건강-사망 그래프를 곡선에서 직선으로 바꾸는 일”이라고도 이야기한다. 건강 상태가 곡선을 그리며 나빠지다가 죽음에 이르는 상황을 바꿔서 건강 상태를 줄곧 좋게 유지하며 수평 그래프를 그리다가 죽을 때 가서야 뚝 떨어지게 만든다는 뜻이다.




...헤이플릭은 노화와 수명의 개념이 뒤섞여버리면 노화가 죽음의 원인이라는 인식이 생긴다고 꼬집는다. 노화와 수명은 서로 관련성이 있되 구분되는 과정이다. 노화로 규정되는 과정은 구체적인 표현형이 발달하고, 일반적인 마모로 소진되며, 허약하고, 체계가 무너진다. 죽음을 부르는 특정한 만성질환이 생기면 수명이 결정된다. 노화의 표현형은 수복이나 치환 체계로 더는 현상 유지가 되지 않을 때 나타난다. 노화는 “왜 일이 잘못될까?”라는 질문에 관한 현상이다. 수명은 “왜 이만큼 살까?”라는 질문에 관한 영역이다.




...mTOR를 억제하면 유익한 효과를 얻는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래도 그 스위치를 완전히 끄려고 서둘러선 안 된다. mTOR가 활성화되면 단백질 합성이 늘어나 근육이 비대해진다. 운동을 해서 근육을 키우는 바로 그 과정이다. 그러므로 mTOR 활동이 확 줄어들면 근육이 위축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라파마이신을 사용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 같지는 않지만, 관련해서 mTOR와 라파마이신을 이해하려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또한 성인이라도 25세 미만은 아직 성장이 다 끝나지 않았으므로 mTOR가 켜져 있어야 한다. 이런 모든 얘기는 우리가 얼마나 이 분야를 모르는지 잘 보여준다.





...다이어트 음료는 어떨지 궁금할 만하다. ‘저당’이라느니 ‘저칼로리’라느니 광고해도 여전히 인슐린을 자극한다. 체내에 많은 지방을 저장해 비만이 되는 원인은 열량 자체보다 인슐린 자극에 있다. 다이어트 음료는 체중 조절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건강한 선택이 아니다. 마시지 않는 것이 정답이다. 다이어트 음료는 그저 많은 가공식품과 정크푸드 중 하나일 뿐이다. 그야말로 건강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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