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경험을 디자인하라 -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DCX 혁신의 비밀
차경진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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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읽는 법 - 코넌 도일, 레이먼드 챈들러, 움베르토 에코, 미야베 미유키로 미스터리 입문
양자오 지음, 이경민 옮김 / 유유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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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두 알 것이다. 차이의 핵심은 소설에 무엇이 쓰였느냐가 아니라 독자가 소설에서 무엇을 읽을 준비가 되었는가, 그러니까 소설을 읽기 전에 이런 소설에서 무엇을 읽게 되리라는 점을 알고 있는가에 있다. 그리고 작가는 소설을 쓸 때 자신의 소설을 읽을 사람이 어떤 예상과 기대를 하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가늠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장르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진 작가와 독자 사이의 묵계다.


...코넌 도일은 세심하게도 전지적 시점과 일인칭 시점 사이, 객관과 주관 사이에 놓이는 신선한 서사 방법을 발명했다. 소설의 문장과 사건 기록은 모두 왓슨의 시점을 거친 것으로 주관적 판단과 강한 호불호가 뒤섞인 그의 정서가 독자에게 전달되어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 이를 통해 우리는 홈스의 사건 조사와 모험 과정을 알게 되는 것만이 아니라 왓슨과 함께 경험한다.


...또 다른 즐거움도 있다. 홈스가 쓴 추리 수법은 기본적이고 일반적이다. 코넌 도일에게 추리의 기본 게임 규칙을 세울 자유가 있었던 덕분이다. 나중에 추리소설을 쓴 사람은 모두 코넌 도일이 세운 규칙을 지키는 한편 추리 수법에서 홈스를 뛰어넘을 아이디어를 궁리해야 했다. 따라서 이후의 추리소설에는 ‘셜록 홈스 시리즈’에서 보이는 어떤 단순함을 담기 어려웠다. 그 단순함이란 일반 과학 원칙과 경험 법칙에 의지하며, 지나친 기교를 부리거나 독자를 헷갈리게 하기 위해 연막탄을 피울 필요가 없고, 이야기의 흐름이 간결하며, 작가가 스스로 생각한 수수께끼에 의기양양함이 없고, 작가가 독자를 도발하거나 조롱할 일이 없는 것을 말한다.


...챈들러는 이런 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사람이 죽임을 당하는 일은 재미있지 않지만, 그가 아주 하찮은 것을 위해 죽고, 그의 죽음이 우리가 문명이라 부르는 것의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는 이따금 재미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챈들러는 설령 소설에서라도 한 사람이 죽어 버리는 일이 오락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해밋의 생각에 찬성하고 호응한다. 한 사람의 죽음이 기록될 만하고 대답을 구해야 할 일이라면, 그 죽음은 우리를 곤란하게 하고 고심하게 할 만한 문명의 의제에 닿아야 한다.


...그들이 소설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대지’ 관점으로 힘들고 성실하게 얻은 결론이다. 어릴 때부터 소설을 읽은 사람은 안다. 소설이 아무리 멋지고, 마음을 잡아 끌고, 우리 자신을 다른 세상으로 이끌더라도, 어머니가 밥 먹으라고, 숙제하라고, 자라고 말씀하시면 그 상상의 세계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을. 어쨌든 표지를 덮고, 밥상의 밥과 반찬을, 무료한 물리 공식을, 어수선한 이부자리를 마주해야 한다...소설을 읽는 사람은 매혹적인 상상의 세계와 지루하기 짝이 없는 현실 세계를 드나드는 데 익숙하다. 소설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소설을 읽는 경험에는 이런 드나듦이 반드시 포함되며, 오늘 자기 전에 덮었던 책을 내일 방과 후에 열어 계속 읽어 나간다... 소설을 읽는 사람은 이토록 멋진 장면을 몇 번이고 드나드는 경험을 풍부하게 쌓는다. 소설을 읽지 않는 사람은 이런 경험이 없다. 다시 말해, 그들은 매혹적인 허구 속에서 어떻게 하면 나올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영원히 그 자리에 있는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미국 청교도는 진정으로 죄악sin을 인정하며, 이 개념을 버리지 않는 사람이다. 현대 사회는 급속히 세속화하여 guilt(죄악감)와 sin(죄악)을 분리해 하느님이 관여하는 죄악sin을 잊어버리고 인간의 도덕과 법률상의 죄악감guilt만을 처리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이 미국에서는 더디게 진행되어 완성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진보하고 발전이 빠른 나라이지만, 이 부분에서는 진보가 가장 더딘 사회다. 미국인은 범죄추리를 단순한 지능 게임으로 여기지 못하며, 각각의 범죄 행위를 원죄와 죄악감으로 연관 짓고 속죄 문제로 끌고 간다. 그들에게 범죄는 너무 엄중하고 엄숙해서 추리의 즐거움을 위해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 상상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범죄는 그들이 가진 일련의 심리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은 궁극의 존재가 가진 깊은 무게감을 무엇보다 진실하게 여긴다.그리하여 미국 독자를 움직일 수 있는 탐정추리소설은 정신과 존재에 무게가 있어야 하며, 죄악감에 진실성이 있어야 했다. 이것이 바로 ‘하드보일드 맨’이 갖춘 근본 역할이다.


...『장미의 이름』은 역사가 들어간 추리소설도 아니고, 추리가 들어간 역사소설도 아닌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역사추리소설이다. 그 추리는 특수한 역사 배경 아래에서만 성립되는데, 뒤집어 말하면 시대의 특수한 믿음과 풍습이 살인 사건과 추리를 통해 입체적으로 드러나 우리의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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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여정 -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
오데드 갤로어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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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평선 - 우리가 우주에 관해 아는 것들, 그리고 영원히 알 수 없는 것들
아메데오 발비 지음, 김현주 옮김, 황호성 감수 / 북인어박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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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따옴표 없는 빅뱅이 있었고 온 우주가 극단적으로 뜨겁고 밀도가 높아 공간이 팽창되었고, 이 팽창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뿐이다. 어쩌면 아주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도 없는 일이다. 이 단계는 과거의 어느 한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추정으로 볼 때 약 138억 년 전에 발생했다. 하지만 공간과 시간에 시작이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아직 모른다. 그런데도 편의상 가상의 특이점을 시간을 카운트하기 시작한 순간으로 보고 “‘빅뱅’ 후 3분”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것은 외삽법(外揷法, Extrapolation)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볼 필요가 있다.


...우주의 평균 밀도는 임계값과 같다. 여러분이 평균 밀도를 기하학적인 방식으로 보고 싶다면, 우주 공간의 곡률은 큰 규모에서 0이다. 우주의 모든 원자는 임계 밀도의 약 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우주의 95퍼센트는 우리가 잘 아는 원자 물질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의 내용물 중 약 25퍼센트가 비원자 유형의 암흑 물질이다. 우주의 내용물 중 약 70퍼센트는 빈 공간의 에너지(혹은 우주 상수)다. 이것은 우주가 팽창하는 방식에서, 즉 팽창이 가속화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때문에 우리가 알게 된 것이다. 원시 우주에는 대규모 구조의 기원을 아주 잘 설명하는 작은 불균질성이 포함되어 있었다. 현재 이 초창기 불균질성의 출현을 설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급팽창 모형이다.


...지각적 한계와 함께 우리의 인지적 한계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특정한 방식으로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놀랍지만, 그 너머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저 너머에 있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지는 전혀 분명하지 않다. 인간 중심적 사고가 죄악일 수 있는 것이고 말이다. 과학은 철학자 토머스 네이글(Thomas Nagel, 1937~ )이 ‘어디에나 있는 시선’36)이라 부른 것, 즉 특정한 관찰 지점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갈망한다. 편견이나 개인적인 취향, 열망에서만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공간이나 시간의 어느 한 위치에서 갖게 되는 관점으로 변질되지 않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원하는 것이다. 직관이나 즉각적인 경험이 논쟁의 여지가 없어 보이게 만드는 수많은 것들이 실제로 근거가 없거나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해준 것이 바로 이 명확하고 왜곡되지 않은 비전에 관한 연구 덕분이다.


..또한, ‘발생 가능한 모든 일이 일어난다’는 식의 모호하고 포괄적인 예측 너머로 가기 위한 모든 시도가 지평선 밖의 시공간을 관측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시작부터 좌절될 수 있다...그래도 관측 가능한 우주가 존재하는 모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남아 있다. 지평선 밖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험적으로 구현할 수는 없다 해도, 우리에게 있는 이론적 모형들이 상상하게 해주는 다양한 가능성은 우리 우주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는 방식에 영향을 끼치니까 말이다. 따라서 과학적 가설이 없다면, 다중우주는 철학적 선택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누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과학은 문화와 사회적 계급의 장벽을 초월해 범세계적으로 공유되어야 하는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가 찾은 최고의 방법이다. 그리고 지식과 진보, 민주주의를 대변할 수 있는 위대한 수단이기도 하다. 주머니 속에 진실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렇지 않은 것을 확실하다고 전달하는 사람들, 권위나 권력, 폭력을 동원해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설령 의미와 확실성을 필요로 하는 우리의 열망을 충족시켜주려 한다 해도, 우리는 이들을 의심해야 한다. 그리고 비교와 대화, 관찰,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존재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을 주려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독려해야 한다. 우리는 인간과 인간을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타고난 욕구를 말살하는, 연민이 없는 견해들과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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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독서 - 오직 읽기로만 열리는 세계
미사고 요시아키 지음, 하진수 옮김 / 시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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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삶이 순조로울 때는 책이 그다지 시야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문제가 생겼을 때, 실패했을 때, 눈앞이 캄캄해졌을 때 ‘인생의 책’을 만납니다.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의 명저인 《그리스 철학자 열전》에는 “교양은 순경順境에서는 장식이고, 역경에서는 대피소다”라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실려 있습니다.


...악의가 없고 상상력이 결여된 사람이 사실 제일 무서워요. 난 평소에 늘 생각했어요. 세상에는 차가운 비가 계속 내리고 있고 우리에게는 그것을 멈출 방법이 없지요. 하지만 상상력이라는 우산이 있다면, 그것을 펼칠 수 있어요. 우산이 작으면 나밖에 쓸 수 없지만 우산이 크다면 넓게 펼쳐서 많은 사람이 비에 젖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고요.


...현실 세계의 ‘수직 관계(상사와 부하, 선배와 후배)’와 ‘수평 관계(동네 친구, 학교 동기)’에서 ‘진심’을 토로하는 것은 리스크가 높았다. 나카지마 다케시는 직장에서의 ‘수직 관계’와 주거지에서의 ‘수평 관계’는 아무래도 이해관계가 바탕이 되기 때문에 진심으로 무엇이든 말할 수 있을 리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적인 이해를 수반하지 않는 비스듬한 ‘경사傾斜 관계’가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결핍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공유’라는 개념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은 “물리적인 사물, 사적 소유, 자기 정체성의 관계성이 근본부터 진화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가정은 절반가량, 즉 약 5,000만 가구가 전동드릴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인의 대다수는 전동드릴을 생애 단 6~13분밖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레이철 보츠먼과 루 로저스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전동드릴을 갖는 것이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설령 당신들의 운명이 환경미화원이라고 해도 부디 미켈란젤로가 그림을 그린 것처럼 도로를 청소해주길 바란다. 부디 헨델이나 베토벤이 음악을 만든 것처럼 도로를 쓸고 닦아주면 좋겠다. 셰익스피어가 시를 쓴 것처럼 청소해달라. (중략) 부디 앞으로 하늘과 땅의 모든 군대가 멈춰서 ‘이곳에는 일찍이 자기 일을 훌륭하게 해낸 위대한 청소부가 있었다’라고 할 정도로 자신이 맡은 일을 훌륭하게 해주었으면 한다. 실제로 하네다공항이 ‘세계에서 제일 깨끗한 공항’으로 선출되는 데 일조한 전문 청소부 니쓰 하루코新津春子는 저서 《세계에서 제일 깨끗한 공항의 청소부世界一淸潔な空港の淸掃人》(2015)에서 “청소부를 마치 하인이나 투명인간으로 여기는 사회의 가치관 자체를 바꾸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동화작가 고미 타로五味太郞는 《쇼핑 책買物繪本》(2010)에서 돈으로 무엇을 살 수 있는지를 이야기로 엮었습니다.
돈으로 ‘돈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돈으로 ‘돈을 쓰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돈으로 굳이 ‘검소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즉 ‘부자연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현대인이 생산성을 향상시켜 획득한 ‘지루함’이야말로 고뇌의 본질이라고 갈파한 철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블레즈 파스칼입니다. 그는 인간의 고독한 실존을 다룬 고전 《팡세》(1670)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합니다. ˝인간의 불행은 모두 단 하나의 일, 즉 방 안에 조용히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파스칼은 ‘제아무리 훌륭한 자리에 오른’ 왕이라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으며,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은 스릴과 흥분이지 결과 자체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소란 속에서 춤을 추다 보면 인생은 어느새 끝나버린다”는 파스칼의 지적은 너무나 현실적이라 무서울 정도입니다.


...나카지마 다케시는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말을 인용하면서, 과거 우리는 ‘전통’에 따라 죽은 자와 연결되고, ‘상식’에 따라 죽은 자와 대화해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전에 없는 자산과 지식,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불행한 것이 이 연결고리가 끊어졌기 때문이며, 우리가 외로운 것은 ‘현대는 우리에게 기대어 있는 죽은 자死者를 죽였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손을 뻗고 성장해나가는 것이다.”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죽음으로부터 세상을 바라보면 거기에는 무한한 삶밖에 없다. 삶의 반대는 죽음이 아니었다.” 이런 대단한 문장이 단바 테츠로의 영화 〈대영계〉에서 시작될 줄은 몰랐습니다. 책을 펼치면 첫 문장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그래서 책 읽기를 그만둘 수 없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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