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부분 각자가 승리에 있어서는 적극적 주체이지만 실패에 있어서는 수동적 객체일 뿐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승리하는 건 우리지만, 실패하는 건 우리가 아니다—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난 힘 때문에 망가지는 것뿐이다....모든 인생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거나 삐걱거리다 멈추게 하는 소수의 사건을 중심으로 정리된다. 다음번의 강력한 순간이 찾아오기 전까지, 우리는 그런 사건들의 결과로 혜택을 보거나 괴로워하며 그 사건들 사이의 세월을 보낸다. 한 사람의 가치는 자신이 직접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처럼 결정적인 상황의 수에 따라 정해진다. 늘 성공을 거둘 필요는 없다. 패배에도 위대한 영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서사시든 비극이든 결정적인 장면의 주연이어야 한다. ...“허구가 해롭지 않다고? 종교를 봐라. 허구가 해롭지 않아? 강요된 거짓말을 포용했기 때문에 자기 몫에 만족하고 사는 압제당하는 대중을 봐라. 역사 자체가 허구일 뿐이야—군대를 갖춘 허구지. 그럼 현실은? 현실은 무한한 예산을 갖춘 허구다. 바로 그거야. 그럼 현실의 자금은 어디서 날까? 또다른 허구에서 나오는 거지. 돈. 돈이 그 모든 것의 핵심이야. 우리 모두가 지지하기로 합의한 환상이지. ...시간에 대한 생각, 그리고 정해진 형태가 없는 미래라는 블록으로부터 현재를 조각해내는 건 우리들 각자에게 맡겨진 일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했다—어쨌든, 본질적으로는 그런 내용이었다. ...베벨 투자회사에서 시험과 면접을 보는 동안 나는 평생 여러 차례에 걸쳐 확인할 기회가 생긴 한 가지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권력의 근원에 가까워질수록 주위가 조용해진다는 것이다. 권위와 돈은 침묵으로 스스로를 둘러싸고, 사람은 누군가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를 그들을 둘러싼 침묵의 두께로 측정할 수 있다. ...아버지는 식자용 스틱에 활자를 하나 끼워넣으면서 다음 활자의 새김눈과 활자면을 보았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았다. 아버지는 일이 인생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은 세상을 뒤집어서 보는 방법을 가르쳐준 것이라고도 했다. 그게 식자공과 혁명가의 중요한 공통점이었다. 그들은 세상의 원형이 뒤집혀 있다는 걸 알았고, 현실이 뒤집혀 있어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