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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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종인은 이 식당을 운영할 수 있었다. 흔한 바지사장이 아니라 주방의 주인이었다. 종인에게 비법이 있다면 기다리는 동안 다른 걸 하지 않는 거였다. 종인은 기다려야 할 때 기다리는 것에만 집중했다. 지루한 시간이 정직하게 흐르고 있었다. 종인은 기다림에 정직한 사람이었다. 분과 초 사이에서 게으른 사람이었다.



...어쩌면 애초에 이런 지겨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남들보다 몇 겹은 더 되는 삶을 산 것처럼 보였던 아버지였다. 어쩌면, 이런 긴 하루들이 거듭되어 그 겹을 만들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순희는 처음으로 그 겹이 불행으로만 보이지 않았다.



...남자는 왜 자신이 행복해지면 안 되는지, 의심했다. 남자는 왜 여기서 흐르는 시간이 자신의 현재가 되면 안 되는지, 의심했다.가져가는 기억들은 하찮은 것이었다.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다.하지만 여기 현재가 있었다. 함께 누리며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 저 위에 아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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