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열린책들 세계문학 194
프란츠 카프카 지음, 김재혁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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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는 한자리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자기 죄와 함께 언제라도 저울 위에 놓여 저울질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지기를 매수하기 위해서라면 그것이 아주 값진 것이라고 해도 기꺼이 내주었다. 문지기는 그 모든 것을 받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이 모든 것을 받는 것은 다만 당신이 무언가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함이오.》




... 「그 의견을 따른다면 문지기가 말하는 것은 뭐든 다 진실로 받아들여야 할 테니까요.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은 당신 스스로 세세하게 밝히셨는데요.」 「그렇지 않소.」 사제가 말했다. 「모든 것을 다 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니오.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지.」 「꿀꿀한 얘기군요.」 K가 말했다. 「그러니 허위가 세계 질서가 된 거죠.」




...꺼져 가는 눈빛으로 K는 두 신사가 바로 그의 코앞에서 서로 뺨을 댄 채로 결정적인 순간을 지켜보는 모습을 보았다. 「개 같다!」 그가 말했다. 치욕은 그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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