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의 정석 : 이론편 - 2019 개정판
수피 지음 / 한문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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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나 체력을 기르고 싶으면 중량이든, 시간이든, 집중력이든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운동 강도’가 일정 기준, 소위 역치를 넘어서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 역치는 심리에도 적용됩니다. 내가 힘들다고 의식해온 운동 강도에서는 근육이 100% 힘을 내고 있지 않은데도 습관처럼 힘들다고 느낍니다...그런데 생물학적인 한계치까지 다다른 게 아닌 한, 횟수든 중량이든 충분히 늘릴 준비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비상시를 대비해 항상 여분의 능력을 남겨두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경우 개인차는 있지만 평상시엔 최대 근력의 70%까지 낼 수 있습니다. 운동을 통한 체력 향상은 이런 여분을 이용해 조금씩 자신의 최대치를 높이고, 다시 몸을 적응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레그익스텐션, 레그 컬처럼 몸을 고정한 상태에서 말단 부분만 움직이는 운동을 개방사슬운동(OKC, Open Kinetic Chain)이라고 합니다. 관절을 직접 누르는 하중이 없어 연골에는 부담이 적지만 움직임이 특정 관절에 집중되어 인대에는 큰 부담을 줍니다. 인대나 건 재활에서는 마지막 단계에서나 할 수 있는 것이죠.
 
오히려 스쿼트, 레그 프레스, 푸쉬 업처럼 손발을 지면에 고정하고 다른 여러 관절이 동시에 움직이는 폐쇄사슬운동(CKC, Closed Kinetic Chain)은 관절에 압박을 줘 연골에는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움직임을 여러 관절에서 동시에 흡수해 인대에는 부담이 적습니다. 이런 이유로 건과 인대 재활에서는 이런 폐쇄사슬운동을 우선하여 실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근육의 성장은 만들어지는 속도가 분해되는 속도를 압도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호르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분법으로 보면 IGF-1·안드로겐·인슐린 등은 주로 성장에 관여하는 아나볼릭 호르몬이고, 코르티솔·카테콜아민 등은 주로 분해에 관여하는 카타볼릭 호르몬이죠. 성장호르몬은 표적 기관, 대사과정에 따라 양쪽의 성격을 모두 지닙니다.
하지만 실전에선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운동을 하면 양쪽 진영 호르몬이 모두 분비되고, 체지방 감소가 많아질수록 근성장에는 불리한 조건이 되는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근육 성장과 체지방 줄이기 중 무엇이 우선이냐에 따라서도 손익을 따져야 합니다.




...운동 강도에 따라 3대 영양소가 동원되는 비중이 달라집니다. 단백질은 운동 강도와 무관하게 열량 대비 거의 일정한 비율로 소모되는 반면, 지방은 강도가 높아질수록 적은 비율로 소모됩니다. 주의할 점은 앞에서 언급했듯 지방 연소의 비율이 낮아질 뿐 연소 총량은 더 많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저강도 운동이 지방을 더 태운다는 속설은 ‘비율’과 ‘절대량’을 혼동한 결과입니다. 시간 대비 효율을 생각해도 강한 운동 쪽이 좋다는 건 진리입니다.




...기회의 창을 지지하는 견해에 따르면, 이 상태는 운동 후 1시간 정도까지 정점을 찍고 2시간까지 이어집니다. 이때가 지나면 세포가 영양을 끌어들이는 속도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세포들이 영양을 놓고 다투는 때라 모두에게 고루 영양이 돌아가도록 다량의 영양소를 공급하면 안 먹었을 때에 비해 근성장이 촉진된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혼동하지 말아야 할 건 이 타이밍은 회복 및 근성장을 위한 영양소를 가장 활발히 빨아들이는 때일 뿐 이때 근육이 성장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근육의 성장은 운동 후 며칠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섭취 영양소의 총량에 문제가 없는 한 특정 타이밍의 영양 섭취가 전체 근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운동 전과 후를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근성장을 높이는 첫 번째 전제조건은 강한 운동으로 몸에 자극을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최고의 수행능력을 위해 운동 전에 탄수화물이라는 연료를 충분히 넣어두는 것이죠...그럼 단백질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백질은 3대 영양소 중 소화하기가 가장 어렵기 때문에 단백질을 섭취한 직후 1~2시간은 소화기에 혈류가 몰리고 에너지가 집중됩니다. 이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힘들고 심한 경우 토하거나 복통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러니 일반인의 단시간 트레이닝에서는 운동 직전에 단백질은 먹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채식을 하면 아토피, 알레르기가 사라진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 역시 100% 맞는 말은 아닙니다. 자가면역질환은 외부 물질, 특히 단백질에 몸의 면역체계가 과잉 반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동물성 식품은 식물성 식품에 비해 단백질의 양이 많고 다양하니 당연히 빈도가 높습니다. 식물성 식품도 땅콩, 밀, 콩, 씨앗처럼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알레르기 빈도가 높고, 쌀이나 과일에도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알레르기 원인 중 하나인 꽃가루도 식물성이니까요.일부에서는 채식으로 바꿔 알레르기나 아토피가 호전되었다는 경험담이 많습니다. 이는 채식이라서가 아니고 섭취하는 단백질 종류와 양이 줄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육류로 식단을 바꿔도 증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도 지방량 위주로 고기 등급을 매기는 미국의 방식이 도입되어 지방이 많을수록 대체로 높은 등급을 받습니다... 게다가 등급을 높이려는 과잉경쟁 탓에 우리나라의 최고등급 한우고기는 지방량 위주로 한 평가 방법의 종주국 격인 미국의 최고등급 프라임 급보다도 지방이 훨씬 많은 기름덩어리가 되었습니다.
당장 비만이 사회문제인 상황에 소의 지방이 포화지방이냐 불포화지방이냐 따위를 논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불포화지방도 살이 찐다는 면에서는 어차피 차이가 없고, 곡물을 먹여 키운 소의 지방 중 불포화지방산도 그나마 오메가-6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마블링은 처음부터 생기지 않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지방이 붙는 부위는 피하와 내장 주변입니다. 근육은 다른 부위에 지방이 꽉 차기 전까지는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최고등급 한우고기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얀 지방꽃이 필 정도면 소의 상태가 어떨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몸을 만들고 건강을 위한다면 마블링이 없는 쇠고기를 드시는 게 돈도 아끼고 건강도 지키는 길입니다. 물론 환경도 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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