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케의 눈물 - 대한검국에 맞선 조국의 호소
조국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여와 실천이 고난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대한민국이라는 정치·사회 공동체에 살고 있는 시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플라톤Plato은 이렇게 경고한 바 있다.
“정치참여를 거부하는 데에 대한 벌 중의 하나는 당신보다 저급한 자들에 의해 지배당하게 되는 것이다.”
공동체의 문제와 모순이 보이는데, 그것을 외면하거나 호도하는 것은 식자의 자기부정이다. 종종 황당무계한 허위중상도 받고 있으나 감수해야 할 일이다.




....2013년 9월 16일 프란치스코Franciscus 교황이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한 말로 답을 대신한다.
“그들이 통치하니 우리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누구도 말할 수 없습니다. 나는 그들의 통치에 책임이 있으며 그들이 더 잘 통치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능력껏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교회의 사회교리에 따르면 정치란 가장 높은 형태의 자선입니다. 정치는 공동선에 봉사하기 때문입니다. 예수에게 사형을 내린 빌라도처럼 손을 씻고 뒤로 물러나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뭔가 기여해야 합니다. 좋은 가톨릭 신자라면 정치에 참여해야 합니다. 스스로 최선을 다해 참여함으로써 통치자들이 제대로 다스리게 해야 합니다.”





...법학은 ‘가치지향적 학문’이지 ‘가치중립적 학문’이 아니다. 어떠한 가치를 중심에 놓을 것인가를 스스로 분명히 하고, 다른 가치와의 소통과 타협을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법학을 제대로 공부하려면 철학,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등 다른 학문을 알아야 한다. 법학은 독자적인 학문체계와 논리를 갖고 있고 또 그래야 하지만, 다른 학문의 시각과 성과를 흡수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법학은 편벽하고 건조한 개념과 논리의 묶음에 머물고 말 것이다.




...억압과 자유 사이에 서서 ‘양비론’ 또는 ‘양시론’을 펴고 타협을 말하는 것이 중용은 아니다. 그러한 태도는 ‘황금’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도금칠한 ‘중간치기’일 뿐이다. ‘중용’의 ‘중’은 ‘가운데’가 아니라 ‘정확함’을 뜻한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가 말한 것처럼, ‘비겁’도 ‘만용’도 아닌 ‘용기’가 ‘중용’이다. 요컨대 중용은 현실의 부정의와 부당함을 직시하고 그것을 고쳐서 최상·최적의 현실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행동하는 심성과 자세를 뜻한다. 신영복 선생이 말한, “방향을 잡기 위해 끊임없이 흔들리는 지남철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중용의 모습이라 하겠다.




...1987년 6월 항쟁이 이룬 정치적 민주주의는 다시 위기에 처했다. 나는 정치사상가 샹탈 무페Chantal Mouffe가 민주주의에 대한 경고로 남긴 글의 진짜 의미를 확실히 알게 됐다.
“민주주의는 불확실하고 일어날 법하지 않은 어떤 것이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항상 허약한 정복이며, 심화시키는 만큼 방어도 중요하다. 일단 도달하면 그 지속성을 보증할 민주주의의 문턱 같은 것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