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4 -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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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게 최저가를 탐색하는 일은 권리이자 의무다. 하지만 발품을 팔아 절약해 얻는 효용utility보다 그 시간을 절약해 새로운 경험을 하는 효용이 더 크다면, 최저가 탐색을 포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요즘엔 발품을 포기하고 확보한 자투리 시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 가격 대비 성능의 효율을 의미하는 ‘가성비’만큼이나 시간 대비 성능의 효율, 즉 ‘시성비’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는 우리는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18 책의 제목대로 우리는 집중력을 도둑맞고 있다.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에 답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다. 그는 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침잠하지 못하고 점점 더 표면 위에서 부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성형 AI 시대를 주도하려면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해야 한다.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던 앙터프리너Enterpreneur에게 도전 정신과 행동력이 필수였다면 자유자재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며 성취를 극대화하는 ‘AI프리너AI-preneur’에게는 인본주의적 비판 능력이 필요하다. 가장 인간적인 아날로그 역량이 오히려 중요해지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기술적 결과물에 매몰되지 않고, 어떻게 변경邊境을 향해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메타인지’ 능력을 갖춘 인간만이, AI가 작업한 용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의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나 이태원 참사 같은 사회적 재난이 걍생 트렌드를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그러한 재난 때문에 본인의 계획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실패가 계속되면서 목표를 세우는 일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한다. 요컨대 갓생이 저성장과 코로나19 장기화 등을 경험한 젊은 세대가 불안을 줄여보려고 시도하는 자구책이라면, 도파밍은 부정적으로 강화된 성장에 대한 압박과 자기 검열에서 벗어나 이완된 일상에서 재미와 행복을 찾고자 하는 생존 전략인 것이다.





...복잡한 소비 환경에 직면한 소비자의 부담은 ‘포보FOBO, Fear Of Better Options 현상’으로 나타난다. ‘포보’는 자신의 선택 외에 더 좋은 옵션이 있을 것을 우려해 결정을 연기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정보 탐색과 대안 평가를 해야 하지만, 개별 소비자들이 이러한 과정을 수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는 잘못된 선택을 하기보다는 애초에 선택하지 않는 쪽을 택하는 경향이 커지게 된다. 특히 효율이 중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실패의 기회비용이 더 크다는 점 또한 포보 현상을 부추긴다. 복잡한 소비 환경과 그 속에서 불안함을 느끼는 소비자는 최선의 선택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적의 선택을 하기 위해 새로운 구매 의사결정 방법을 모색하게 됐다. 그 결과 소비자는 자신을 대신해 구매 의사결정을 내려줄 대리물을 찾아 추종하는 ‘디토소비’를 대안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를 이끌어 경제성장을 추동한 것이 자신의 이윤을 좇는 ‘보이지 않는 손’이었다면, 개인주의 사회에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경제적 조건은 다른 사람을 돌보려는 ‘보이지 않는 가슴’이라고 지적한다. 이렇듯 삶의 지속을 추구하는 중요한 열쇠는 ‘돌봄’이다. 돌봄을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해나갈지에 대한 의지가 필요하다.
돌봄의 영향력은 연쇄적이다. 제대로 된 돌봄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다른 사람도 잘 돌볼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사회 전체의 건강함을 높이는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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