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가 말했다. “그 여자는 정말이지, 겁에 질려 있었어요! 전 평생 그렇게 겁에 질린 얼굴은 본 적이 없어요……. 그녀는 줄곧 그 생각에 시달려 왔을 거예요…….” 브렌트가 중얼거렸다. “어린 시절 내 방에 걸려 있던 성경 구절이 생각나는군요. ‘네 죄가 너를 찾아내리라는 것을 명심하라.’는 것이었죠. 그건 진리예요. ‘네 죄가 너를 찾아내리라는 것을 명심하라.’” ...‘우리 중의 하나가……, 우리 중의 하나가……, 우리 중의 하나가…….’ 이 세 마디가 그들 각자의 머릿속에 줄곧 울려퍼지고 있었다. 다섯 사람은 겁에 질려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지켜보면서 이제는 자신의 긴장 상태를 감추려는 노력조차 포기한 상태였다. 겉치레 같은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예의상의 대화 같은 것도 없었다. 그들은 자기 보호라는 공통적인 본능으로 묶여 있는 다섯 명의 적일 뿐이었다. ...나는 그 의사에게 내 결정을 밝히지 않았다. 내 죽음을,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더디고 지루한 것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렇다, 내 죽음은 흥분의 광채 한가운데서 다가올 터였다. 죽는 순간까지 나는 삶을 누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