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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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동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원유 거래 통화를 미국 달러로 지정하도록 만들면서 모든 나라가 석유를 사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외환보유고를 달러로 채워야 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미국의 석유 패권이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중동의 석유는 미국이 다른 나라들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힘의 원천이자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를 확립하고 유지해 나가는 동력이다. 석유가 있는 중동의 국가들이 평화롭게 지낸다면 엄청난 오일머니로 번영을 이루고 힘이 세질 거다. 또 사이좋게 지낸다면 힘을 합해 미국의 이익이 아니라 그들의 이익을 추구할 거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중동 국가들이 서로 갈등하고 충돌하며 따로 움직일수록 이 지역을 장악하기 좋다. - < 정세현의 통찰, 정세현 > 중에서

우리는 일본이 밉고 싫지만, 일본의 그런 목표를 비도덕적이다, 비윤리적이다 말할 수 없다. 국제정치도 정치인데 거기에다가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면 바보다. 국내 정치든 국제정치든 정치는 현실이고 현실은 선악이 아니라 결국 유불리로 결정 나는 거다. 그래서 미국도 패권을 잃지 않고 계속 군림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정책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옳다 그르다로 판단하는 마인드를 가졌다면 제대로 일할 수 없다. 러시아가 영토를 넓히려는 것은 자연스럽다. 힘이 있으면 번영과 권위를 추구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현실을 읽고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 < 정세현의 통찰, 정세현 > 중에서

지금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헤게모니와 군산복합체는 표리관계이다. 미국이 계속 패권을 잡고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악마화된 적이 하나 있어야 한다. 그동안 북한이 그 적 노릇을 해왔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 악마와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도록 그냥 놔둔다면 미국 군산복합체의 입지가 매우 좁아질 수밖에 없다. 무기 시장이 없어지거나 좁아지기 때문이다. - < 정세현의 통찰, 정세현 > 중에서

그러나 싱크탱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외교가 근본적으로 ‘자국 중심성’을 갖는 것이다. 현재 한국 외교의 자국 중심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현 정부건 전 정부건 외교에서 자국 중심성이 필요하다는 의식을 가진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 우리 관료들 중에는 ‘미국의 관리냐 한국의 관리냐’ 하는 질문을 해야 할 정도로 미국 중심의 사고와 문화에 젖어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를 좋게 보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본다. 그런 사람들이 정부뿐만 아니라 언론계에도 학계에도 정계에도 많다. 너무 많다. 우리나라가 외교에서 자국 중심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으려면 대단한 변화가 필요하다. - < 정세현의 통찰, 정세현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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