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
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박한선 감수 / 디플롯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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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자기가축화 가설은 자연선택이 다정하게 행동하는 개체들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하여 우리가 유연하게 협력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켰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친화력이 높아질수록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이 강화되는 발달 패턴을 보이고 관련 호르몬 수치가 높은 개인들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더욱 성공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헤어,버네사우즈 / 이민아 > 중에서

우리에게는 연민과 공감능력이 있으며, 집단 내 타인에게 친절을 베푸는 능력은 진화를 통해서 획득한 우리 종 고유의 특성이다. 하지만 이 친절함은 우리가 서로에게 행하는 잔인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본성을 길들이고 협력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우리 내면에 최악의 속성의 씨앗을 뿌린 것도 동일한 뇌 부위에서 모두 일어나는 일이다. -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헤어,버네사우즈 / 이민아 > 중에서


민주주의 국가는 수립과 유지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쉽게 독재자에게 넘어가기도 한다. “너무 민주적일 때 민주주의는 실패한다”고 2016년 언론인 앤드루 설리번Andrew Sullivan은 경고한 바 있다. 관용을 베풀다 못해 스스로가 잠식되기 시작하는 때가 민주주의가 과도해지는 지점이다. “지고한 자유로부터 (…) 야만적인 속박이 널리 퍼져” 폭군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플라톤은 《국가》에서 말했다. “폭군의 최우선 관심사는 갖가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지도자를 원하기 때문이다.” -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헤어,버네사우즈 / 이민아 > 중에서

“피부색이나 성장 배경 혹은 종교를 이유로 누군가를 미워하도록 타고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넬슨 만델라는 썼다. “혐오는 학습되는 것임이 분명하며, 학습을 통해서 누군가를 혐오한다면 타인을 사랑하도록 배울 수도 있다. 사랑이 그 반대보다 사람의 마음속에서 더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불관용에 대해서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바, 즉 “불관용은 ‘닫힌 마음’과 ‘무지’의 소산”임을 잘 담아낸 아름다운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람들에게 변화는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을 희망 어린 눈으로 바라보자면 다름은 다름대로 지키면서도 관용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교육을 통해서 관용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헤어,버네사우즈 / 이민아 > 중에서

서식지는 바뀌었지만 우리 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큰 규모의 집단 안에서 협력하며 살아갈 때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종이다. 우리는 출신이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할 때 가장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건축물이 관용을 베풀 때 그 안의 개인들도 관용을 베풀 수 있다. 건강한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려움 없이 서로를 만날 수 있고 무례하지 않게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으며 자신과 하나도 닮지 않은 사람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헤어,버네사우즈 / 이민아 > 중에서

사람이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람 중에서도 우월한 집단과 열등한 집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나는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사람을 동물과 다르다고 여기는 태도나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여기는 태도가 이민자나 흑인이나 소수 민족 등 사람 외집단을 동물로 비유하는 비인간화에 주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헤어,버네사우즈 / 이민아 > 중에서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는 《시민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인간에게 신이며, 동시에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 한 시민은 다른 시민에게 신이지만, 한 도시(집단)는 다른 도시(집단)에게 늑대다.’ 게다가 인간 정신의 ‘늑대성’ 중 일부는 역설적으로 가축화의 부산물이다. 주변 사람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애착과 공감의 본성이 있지만, 동시에 ‘우리 집단’ 외에는 죄다 ‘열등하고 사악한 늑대 무리’라고 여기는 본성도 있다. -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헤어,버네사우즈 / 이민아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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