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딸이라서 엄마가 사랑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내 눈앞에서 엄마가 여태껏 보여 준 것 중에 가장 깊은 사랑을 퍼붓는 대상은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나의 설명이 무너지고 있어요. 이제는 엄마가 나를 거의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요. - < 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 중에서 디안은 또다시 엄마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사람들은 뭔가가 해결되지 않으면 잊어버렸다. 아니, 그보다는 잊는 게 편할 때 수시로 망각 속으로 도피했다. 그 순간 그녀는 엄마가 겪은 고통의 강도를, 그 망각의 진정성을 느꼈다.「기억 상실은 변명이 되지 못한다는 거 알아요, 엄마?」「변명이라니, 뭐에 대한 변명?」 자신이 잊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마리가 물었다. - < 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 중에서 〈당신의 경멸을 아껴라, 그것이 필요한 사람들이 사방에 널려 있으니.〉 올리비아는 샤토브리앙의 이 유명한 격언에 따를 필요가 없었다. 경멸이 넘쳐 났으니까. 아낌없이 퍼줘도 넉넉히 남을 정도로. 경멸하는 행위는 자신이 경멸을 당하는 사람보다 우위에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그 때문에 올리비아는 더욱더 경멸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 어떤 대상을 경멸하는 것은 그 대상과의 경계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 < 너의 심장을 쳐라, 아멜리 노통브 >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