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다시 제주였으면 좋겠어 - 그림으로 남긴 순간들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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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남긴 순간들


오랜만에 단숨에 읽어버린 여행 에세이를 접했다. 단숨에 읽어버렸지만 가끔씩은 다시 꺼내 야금야금 읽어보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여운이 남았다. 글로만 되어 있는 에세이가 아닌 드로잉이 함께 있는 여행 에세이라 읽는 내내 여행 드로잉을 보느라 즐거웠다.





사실 여행 에세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살짝 있기도 했다. 일단 차례를 살펴보면 지역별로 내용이 써 내려가는 부분이다. 여행 에세이와 여행 가이드 그 중간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오히려 제주의 구석구석을 알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좋은 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샌가 그 동네를 산책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곤 했다. 물론 제주여행도 자주 오기도 했고, 지금은 제주에서 1년 넘게 지내면서 틈틈이 걸었던 올레길도 있고, 부지런히 돌아다닌 덕분에 다른 사람들에 비행 알고 있는 곳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작가님만큼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던 점도 있기도 하다. 나만 알고 있었던 곳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 때도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괜히 반갑기도 하고,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책 속에 소개된 모든 마을들은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그중에서 표선은 6개월 동안 지냈던 곳이라 나에게 고향 같다. 또 혼자서 제주여행 다닐 때 뚜벅이인데도 좋아서 매번 찾아갔던 안덕면 대평리. 숨겨두고 싶은 마을이라는 소제목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곳이다. 나만 알고 싶은 마을인데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발전되어서 아쉬움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그리웠던 곳 사랑했던 곳을 드로잉으로 만나니까 더욱 반가워서 한참을 보고 있기도 했다.


네가 다시 제주였으면 좋겠어를 통해 나의 추억을 꺼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내가 알지 못했던 마을 이야기를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위에서 여행 에세이와 여행 가이드 중간쯤이라고 한 이유 중에 하나가 마을에 가볼 만한 카페나 식당도 함께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녀왔던 곳도 있었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있어서 가끔 놀러 가게 되면 책을 참고해 볼 생각이다. 가을이 가기 전 책 아무 페이지나 펼쳐 나오는 곳으로 떠나볼까?

누구나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낯선 풍경을 대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높은 전망대에 올라 가장 먼저 도시의 규모를 가늠해 보는 사람도 있고, 현지의 음식을 먹어보거나 언어를 배우며 지역의 문화를 익혀보는 이도 있으며, 어떤 사람은 자신만의 해석으로 대상을 기록하는 것에 집중하기도 한다.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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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 시인이 보고 기록한 일상의 단편들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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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나면

여행할 기회가 찾아온다


가끔 타는 비행기는 이른 아침 비행기를 이용해 탑승하자마자 기절해 잠자기 바빴다. 그러다가 정말 오랜만에 오후 비행기를 이용해 이동할 일이 있어서 책과 동행했다.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흔들리곤 했지만 책 속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오래간만에 기내에서 읽으면서 왔는데 책 선택이 탁월했던 것 같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에 푹 빠져 있어 비행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다.






여행작가로 유명하신 최갑수 작가님의 책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는 시인이 보고 기록한 일상의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여행지에서 느낀 감성보다는 일상 느낌이라 흔히 읽던 여행 에세이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긴 했지만 오래도록 여행을 하다 보면 항상 특별할게 없는 일상과도 같은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는 걸 나 또한 경험한 적이 있어 나는 공감을 할 때도 있었다.






역시 여행작가답게 책 속에 실려있는 사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요즘처럼 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사진 한 장 한 장이 소중하고 보는 재미까지 있다. 또 이렇게 여행에 대한 욕구를 솟아오르게 만들어준다. 하... 여행 고프다.







특히나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 찍어 놓은 사진을 보고 있으니 더 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이 간절해졌다. 아직까지 당분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니까 그동안에는 책으로 여행을 계속해야겠다. 이번에도 세계 곳곳 여행 잘 하고 왔습니다.


하지 많은 것보다는 하는 것이,

믿지 않는 것보다는 믿는 것이 좋다. p51

모든 것은 단지 반복일 뿐이다. 변하는 것은 없다. 세월을 되돌릴 수 있는 버튼과 빨리 가게 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빨리 감기 버튼을 누를 것이다. 모든 것은 반복일 뿐이기 때문이다. p73

'여행은 결국 혼자 남는 거고, 어쩌다 보니 인생은 결국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아?' p121

사랑과 여행의 공통점은

세상을 설명해 주지 않지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거야.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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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 - 삶은 결국 여행으로 향한다
채지형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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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삶과 이어지고

삶은 결국 여행으로 향한다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본 지가 어느덧 2년 가까이 되어 가고 있다. 가끔은 영화나 유튜브 영상으로 아쉬움을 달래곤 하는데, 대리만족을 하다가도 가끔은 뭔가 모를 공허함을 느끼길 때가 있었다.

그럴 땐 책을 읽으며 나머지 공허함을 채웠다. 영상은 눈이 즐거워지긴 하지만, 문자로 여행을 떠나면 내 머릿속에 나만의 여행을 그릴 수 있어 또 다른 스타일로 랜선 여행을 떠날 수 있어 즐겁다.


나의 공허함을 채워준 책은 채지형 작가님이 쓴 여행이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라는 책이다.





여행의 순간 1

여행의 순간 2

여행 유전자

먹고 모으는 재미


이번엔 읽은 여행 에세이는 대륙별이나 국가별로 챕터를 나누는 게 아니라 여행의 순간 1,2를 읽을 때 어디 나라 에피소드일까 쪼는 맛이 있어서 책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기대가 되었다.




책 속에 많지는 않지만 간간이 있는 사진을 보면서

작가님과 같은 곳을 여행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나도 다녀온 여행지면 여행했던 그 당시의 추억이 떠올라 더 즐겁게 책을 읽을 수가 있었다.

여행의 8할은 먹는 재미라고 생각하는 나로서 먹거리에 대한 부분이 나올 때 침을 꼴깍 삼키면서 읽기도 했고, 여행의 흔적을 남기고자 모았던 마그네틱을 다시 꺼내 또 한 번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을 기록하고 추억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도 다시 여행을 떠난다면 다양한 방법으로 기록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당분간은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지 못하니까 책으로 랜선 여행을 떠나봅시다.






이야기가 무르익자 단순하지만 궁금하던 질문을 던졌다. "가방이 무거워 보이던데, 직접 들고 트레킹 하기 힘들지 않으세요?"라고. "내 짐은 내가 져야지. 각자 자기만의 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져야 할 짐만 챙기니, 욕심도 덜 부리게 되고 말이야."라며 할머니는 내가 던진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줬다. p17


오랫동안 숙성시킬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 참나무처럼 단단해지기 위해 시간과 물이 필요하다는 것. 세월이 한참 지나고야 인생의 비밀을 알게 됐다. p148 -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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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4 - 진실과 비밀 땅의 역사 4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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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땅의 역사 네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이제까지 잘못 알려졌거나 은폐돼왔거나 혹은 전혀 몰랐던 몇 가지 이야기가 실려있다고 한다. 5,000년의 역사를 우리가 배웠다고는 하지만 아직 모르고 있는 게 많으니까, 이번 네 번째 이야기도 흥미진진할 것 같다.


역사는 입체적이어서, 찬란하지만도 않고 추잡하지만도 않다. 그 빛과 어둠이 합쳐서 만든 역사 위에 우리가 산다(작가의 말 중에서)


찬란하고 추잡한 역사 여행으로 출발!



1장 비밀 -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니라

2장 진실 (조작된 신화) - 혹세무민이, 어이없지 않은가!

3장 진실 (호란과 사대) - 그대는 어느 나라 대신인가

4장 진실 (영정조 흑역사) - 텅 빈 시대가 있었으리라

5장 진실 (시대의 갈림길) - 새 세상을 꿈꿨느니라



1장 백성은 세상 일 알려 말고 충효하며 살 거라 ( 서점 없는 나라 조선과 책쾌들의 대학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다. 조선이 서점이 없다니,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던 영조의 모습도 아니었다. 이 파트에서만 봤을 때 폭군 같은 느낌이 상당했었다. 또 책쾌(책을 파는 외판원들)들이 무슨 죄가 있겠나? 사대부가 까라고 하면 까야 하는 시대에 책에 대한 수요를 책임질 수밖에 없었을 텐데.

정말 억울하고 억울했을 텐데, 왕의 한마디로 인해 유배 당하고 사형에 처해졌다. 또 서점 없는 나라에 판매상이 사라져 문명의 발전도 늦어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최초의 한글 납활자를 도쿄에서 제작되었다고 하면 말 다 한 게 아닌가.

이 파트를 읽으면서 또 하나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다. 조선시대에도 개명이 가능했다는 거. 자의에 의한 개명이 아닌 왕의 명령으로 인한 개명이지만 개명이 가능했다는 게 신기했다. 왠지 조선이라는 나라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것들에 대해서는 소중하게 생각해서 이름 또한 그렇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으니 말이다.


 

​2장 혹세무민이 어이없지 않은가!

2장부터 5장까지는 진실에 관한 이야기이다. 2장의 두 가지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 이야기이지만 흥미로웠다. 호찌민이 목민심서 애독가라서 제삿날까지 챙겼다고? 일본의 장수 도고 헤이하치로가 이순신을 존경했다고? 이것만 봐도 너무 흥미로워 단번에 읽어내려갔다. 결과는 사실이 아닌 것이라는 거!

호찌민 이야기는 어찌어찌 뭐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한일 감정이 안 좋은데, 과연 일본 장수가 그것도 이순신을 존경한다는 거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사실이 아니었다.

이렇게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사실인처럼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 조금은 씁쓸했다. 지나간 과거이지만 그래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3장 송시열이 북벌을 추진했다고? (북벌을 거부한 송시열과 화양동 만동표) / 황제 은총에 조선이 살아 있으니! (망해버린 명나라에 200년간 제사 지낸 창덕궁 대보단)


이런 진실이 있었다는 게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명나라에 속국처럼 아니 속국으로 지내온 조선의 나라, 이래서 중국에서 자꾸만 조선이 자기 나라였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시열과 영조, 그리고 정조까지 명나라에 대한 충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특히나 영조와 정조는 망한 명나라에 대해서 제사까지 지냈으니 말이다.

역시나 드라마나 영화는 허구일 뿐, 그 속의 영조와 정조는 정말 멋진 왕이었는데. 역사를 알면 알수록 나약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분명 백성들을 위해 힘쓴 게 있으니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안 되는데, 분명 최고급 재료로 제사 음식을 차렸을 테니까 백성들은 얼마나 굶주렸을까 생각을 자꾸 하게 되었다. 제사를 지낸 것만 보면 어이가 없다.

명나라에 대한 제사를 지냈던 대보단 터는 비공개지역이다. 흔적이 사라지고 기억이 사라진다. 그렇다고 역사가 사라지겠는가.(p211) 그렇다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4장 영정조 흑역사

땅의 역사 4를 읽으면 읽을수록 영조와 정조에 대한 실망이 커져갔다. 판결 따위 필요 없다, 모조리 죽여라 (무법 천하 막장 정치 영조ㆍ노론 연합정권) / 금주령을 어긴 자는 처형하고 자신을 술을 마셨다 (개혁군주 영조의 '내로남불') / 100년 국정 공백이 정실 인사에서 비롯되었다 (정조의 인사 실패와 세도정치) 차례에 적힌 제목들을 나열한 것이다. 이것만 봐도 실망스러웠다. 어릴 때 열심히 본 드라마 속의 영조와 정조의 모습이 오버랩되는데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나에게 영조와 정조의 모습은 그 드라마 속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 역사적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항상 역사 왜곡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 것 같다.

내용을 언급하려니까 짜증 나서 따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5장 시대의 갈림길

5장에서는 기미년 그날, 고종과 안중근, 왕족, 조선은 무엇을 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기미년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데, 초등학교 시절 국경일에 관한 노래대회를 한다고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등의 노래를 배운 적이 있는데, 다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삼일절 노래 앞부분이 기미년 삼월 일일 정오 - 이렇게 시작했었다. 기미년 1919년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기미년에는 삼일운동이 일어난 해. 그해 그들은 무엇을 했을까??

고종은 삼엄한 (분 단위) 감시 속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후궁들과 어린아이들을 보는 낙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고종이 왜 그리도 덕혜옹주에게 애정을 쏟았는지 이해가 갔다.

안중근은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1910년 2월 14일 사형선고를 받고 3월 26일에 처형됐다. 그가 없었으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지 않았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왕족들은 일본 천황가의 일원인 왕족, 그 형제들은 공족으로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일본의 왕족보다는 높았고 재산 또한 막대했다. 그래서 살만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 고종의 5만 의친왕 이강은 다른 가족과 달리 독립 활동을 했다. "나는 독립된 우리나라의 평민이 될지언정 일본의 황족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p279) 이런 분도 계셨다. 의친왕 이강의 아들 이우는 일본 황실 반대를 무시하고 조선 여자와 결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1945년 히로시마에서 폭사했다고 한다.

결국 대한민국의 독립은 백성이 아니 시민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생각을 한다. 왕족들은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무능력한 왕실 사람들,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역사보다 모르고 있던 역사가 더 많았다. 흥미롭기도 했지만 씁쓸함도 동시에 왔다. 왜 작가님이 필터에 남이 있는 찌꺼기라고 했는지 이해가 된다. 찬란한 역사도 우리 역사, 추잡한 역사도 우리 역사이니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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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거 봤어? - TV 속 여자들 다시 보기
이자연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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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변화는 이야기가 끝났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우리가 알지도 못한 채 사라져 버린

TV 속 여자들의 이야기



친구랑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 보면 자연스럽게 티비프로그램 이야기를 한다. 꼭 한 번 이상은 하게 되는 말이 "어제 그거 봤어?" 별생각 없이 했던 말이었는데, 책으로 만나니까 괜히 특별한 한마다가 되는 것 같았다.





차례를 살펴보니 드라마, 예능, 영화, 다큐, 애니 등 다양한 장르에 나왔던 여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반 이상을 끝까지 봤던 것도 있고, 제목만 들어봤거나 살짝만 발을 담갔다가 빼서 대충 내용만 알고 있는 것고 있고, 아예 모르는 것도 있었다.


1장 여전히 화면 안에 살아남은 것들

첫 번째부터 씁쓸함이 몰려왔다. 그저 재미로만 봤던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에서 등장인물 중 여자방에는 책상이 없다는 점이었다. 남자방에는 다 있는 책상이 여자방에는 책상 대신 화장대가 있었다. 엄연히 책상과 화장대는 용도가 다른데도, 여자들은 화장대에서 화장도 하고, 공부도 하고, 그 이외의 다른 여러 가지를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방송을 봤을 때는 한 번도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아이러니했다.

이외도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의 선녀 보살의 직언과 조언, 선녀 보살이라고는 하지만 서장훈이니까 사연자들이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짱구는 못 말려의 짱구 엄마 봉미선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어릴 땐 그저 웃기기만 했던 짱구가 성인이 돼서 보니까 봉미선의 삶이 안쓰럽다고 느끼곤 했는데 역시나 작가님이 그냥 넘어가진 않더라.


2장 잘 살고 싶은 마음이 퍼져나갈 때

난 곽정은이 참 멋있는 언니라고 생각을 하는데,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고 내 마음이 아팠다. 자기한테 하는 소리가 싫은 소리라고 생각하면 그저 비난과 악플로 대하는 사람들. 난 곽정은이 앞으로 지금처럼 소신 있게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

드라마에 나왔던 흔히 말하는 센케 언니들 검블유의 배타미, 차현, 송가경, 스토브리그의 운영팀장 이세영, 런 온의 오미주, 기선겸, 서단아, 이영화. 이런 캐릭터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3장 나는 이걸 사랑이라 부르고 싶어

지금 생각해도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는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던 캠핑클럽. 어떡해서든 본상 사수를 하려고 했었던 기억이 있다. 막상 프로를 보면 별거 없는데, 어릴 적 추억 때문인지 열심히 보려고 했다. 같이 울고 같이 웃었던 캠핑클럽은 다시 또 한 번 네 명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싶긴 히다.

여고추리반은 처음 봤을 때, 설정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빠져서 같이 추리하는데 너무 재미있게 봤었다. 사실 대탈출보다 재미있었다.


4장 남성중심문화를 거부하는 여장들

sky 캐슬의 엄마들과 쓰앵님, 빈센조의 최명희는 지금 생각해도 무섭다. 사실 sky 캐슬은 제대로 보지 않았지만 워낙 유명한 드라마라 캐릭터에 대해 알았다. 또 빈센조의 최명희는 보는 내내 얼마나 빌런이었는지... 항상 악역은 남자가 대부분이었는데, 최명희라는 캐릭터는 그런 악연에 견주어봐도 절대 빠지지 않을 만큼 최상의 악역이었다.

모든 프로그램에서는 남자 출연진의 서포트를 하는 역할이 많았던 것 같은데, 책을 읽고 나니까 나름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 더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한 챕터 챕터 끝날 때마다 두 가지의 질문이 있었는데, 단 한 번도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다시 찬찬히 읽고 나서 답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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