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上
와야마 야마 지음, 현승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와야마 야마 작가의 전작인 [가라오케 가자] 단편 만화에서 묘한 조합이었던 중학교 합창단인 사토미와 야쿠자인 나리타의 만남... 그 묘한 조합은 야쿠자 두목의 묘한 노래 경연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리타의 궁여지책으로 선택된 사토미. 
합창단원인 사토미는 머리로는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의 썰렁한 유머를 날리는 야쿠자 아저씨인 나리타에게 아슬아슬한 스릴감과 함께 이색적인 계층에 대한 매력을 느끼며 나리타의 목적 달성을 이뤘던 만화를 보며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 그리고 아저씨 개그에 대한 살짝의 경멸과 함께 시간차로 다가오는 '허허' 웃게 만드는 와야마식 유머에 빠져버렸다. [가라오케 가자] 작품을 읽었던 독자라면 아마도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와 함께 독자의 상상력으로 채워갔을 터이다. 




두 인물이 이 작품의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 
대학생 사토미와 만화가 호죠 선생 


다시 와야마 야마 작가의 신작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만, 이번 작품은 크게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첫 번째는 대학생이 되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알바를 하게 된 주인공 사토미이고 두 번째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린 만화가 호죠 선생님이다. 전혀 접점이 없는 이 두 사람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묘하게 만나게 되는데, 이 두 사람의 각자의 이야기가 공통의 인물인 나리타를 기준으로 흥미롭게 이어진다. 

사토미는 호죠 선생님의 엉망진창 어른의 매너로 인해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일하게 된다. 그것도 대학을 다녀야 하므로 심야 알바로 말이다. 심야 알바는 낮 시간대보다는 손님이 적기 때문에 일이 많지는 않지만 밤낮이 바뀌므로 몸 컨디션이 무너지기 쉽다. 아무튼 사토미는 심야 알바를 끝내고 나서 가끔 도쿄로 출장(?)을 오는 야쿠자 나리타와 함께 아침을 먹는다. 나리타가 하는 일도 밤업소 관리기 때문에 이 둘이 만나는 시간은 일을 끝낸 후 아침 시간이겠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가라오케 가자]에서 나리타가 사토미를 일방적으로 필요로 했던 것과 달리 본 작품에서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가이 밥을 먹는 사이가 되었다. 사토미는 자연스럽게 나리타가 사주는 밥을 얻어먹고 나리타는 사토미에게 여전히 썰렁한 아저씨 개그를 한다. 이 둘은 서로 필요충분조건 마냥 서로에게 정당한 관계인 것 같지만 사토미의 멘탈은 예전 당당한 중학생의 모습이 아니라, 흔들리는 청춘시대를 맞이하고 말았다. 대학교에서의 적당한 교유 관계, 알바를 하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같이 일하는 아는 형과의 관계는 무난 무난하게 지내고 있지만 뭔가 위태롭고 안타깝다. 와야마 작가님의 인물들에게서 나오는 눈 밑 다크서클이 사토미 눈 밑에서 점점 진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개그 콤비, 
모든 꿰뚫어 보는 만화 편집 기자 스즈키씨와 만화가 호죠 선생님

이번 작품 스토리의 또 다른 줄기인 만화가 호죠 선생님은 만화 작품 원고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어시스턴트 요시카와 작업을 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호죠 선생의 얼토당토 안되는 이유 중 하나로 작품에서 알 수 있지만 말이다. 만화가라는 직업과 만화가의 생활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고 할까. 


호조 선생님의 만화 담당 기자인 스즈키씨의 역할이 대단하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스즈키상의 허를 찌르는 호죠 선생님을 다루는 방법이라 할까. 너무나 신랄하다. 마치 작가의 동선에 CCTV를 달아 놓고 감시하는 것 같은 예리함이라 할까. 고양이 만화를 그리는 호죠 선생님의 작품을 위한 아이디어 때문에 어시스턴트 요시카와가 작은 반란을 일으키지만 결국 다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은 직장인의 애로를 잘 녹아냈다. 

회사 생활은 다 똑같구나... 남의 일이 아니다... ㅠㅜ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하권을 기다리며 
방황하는 청춘인 사토미의 감정이 잘 드러나는 마지막 페이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자] 하권을 무척이나 기다리게 만드는 큰 떡밥을 작가님이 던지고 말았다. 
지금으로선 기다릴 수밖에 없다. 허허 

하임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