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성 신데렐라 1 - 병원 약사 아오이 미도리
아라이 마마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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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골 소재인 의료물

물리적 스토리 전개 시간이 긴 편인 드라마의 인기 소재는 바로 병원을 소재로 한 의료 만화일 것이다. 영화로 만들기에는 하나의 스토리를 집어 넣기에 너무나 많은 일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의료 소재는 주로 사건사고 즉 병원을 둘러싼 추리소설이 많은 편이다. 만화에서는 어떨까.

만화에서는 신적인 수술 실력 혹은 실력을 가진 [블랙잭]이나 현실적인 부분을 그려낸 [의룡] 등 수많은 작품들이 있다. 최근에 국내에 정발된 만화 [언성 신데렐라]는 후자쪽의 현실 의료계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약사가 주인공인 의료물이 있었던가?

그런데 의사가 아닌 대학병원의 약사 아오이 미도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다. 약사? 이제껏 약사가 등장한 드라마나 만화가 있었나 싶다. 그나마 간호사를 주연으로 한 만화는 있었던 것 같은데, 약사가 주인공이라니. 실로 이제껏 의료계의 중요한 구성원인 약사라는 영역이 이 만화를 통해 새롭게 보였다.

약을 보다 쉽게 먹기 위한 방법

약사가 하는 일이란 의사가 내린 처방전을 그대로 수행하는 존재라고만 막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약사는 의사가 내린 처방을 다시금 확인하고 약물의 수치와 주기에 있어서 문제가 있으면 조정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언성 신데렐라의 주인공인 미도리는 대학병원 2년차이다. 이제는 초짜배기는 아니지만 아직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20대 전문 여성이다. 그녀는 약을 시음해서 어떤 약인지 맞추는 훈련을 하기도 한다. 더불어 약과 궁합이 좋은 음식을 찾는 일 관련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녀의 엉뚱한 취미가 실제 어린이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장면을 이 만화가 얼마나 자료조사를 열심히 했는지 보여주는 에피소드이다.

감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어린이 환자 레오는 매번 가루약 먹기를 거부한다. 직장인 엄마는 레오가 걱정되서 연차를 내서 간호를 하지만 매번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못하는 지라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오렌지 주스에 넣어주면 잘 먹을 것 같아서 타서 주지만 아이는 엄마 마음도 몰라준다.

아이는 약을 안 먹고 힘들어하는대 그녀도 또한 제대로 쉬지 못하고 아이 간호와 함께 업무를 해야하는 중압감이 지속된다. 너무나 울고 싶은 그녀 앞에 약사 미도리는 모자에게 팁을 준다. 실제 아이 어머니에게 감기약을 썩은 오렌지 주스 맛을 보게 한다. 엄청 쓰게 느껴지는 약. 오렌지의 산이 감기 약이 가진 물질과 결합되어 더욱 쓴 맛을 돋보이게 만든 것이다. 미도리는 초콜렛 아이스크림에 감기 약을 섞어서 복용하길 권한다. 약 맛을 보며 음식 궁합을 찾던 그녀만이 줄 수 있는 팁일 것이다.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의료 만화의 최고봉

[언성 신데렐라]의 에피소드는 실제 환자들의 일화를 기반으로 만든 것 같은 생생함이 있다. 최근에 종영한 의료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매 화를 볼 때마다 눈물을 한바닥 흘렸었는데, 이 직품도 그에 못지 않게 눈물을 훔치며 읽었다.

 

특히 위암으로 여생이 3개월 남은 할아버지-아들-손녀딸 가족의 스토리는 슬펐다. 암환자 가족들이 겪는 죽음 앞에 있는 당사자인 할아버지와 이를 지켜보는 아들과 손녀딸의 할아버지를 보내는 여정은 누군가 혹은 언젠가 누구든 겪을 수 있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죽음이 있기에 인생이 아름답다 했지만, 남은 이들은 바로 그 죽음을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인생의 소중함을 이어가는게 바로 이 에피소드가 아닌가 피다. (3권 에피소드)

 

암이 죄어오는 고통 때문에 암환자에게 쓰는 마약성 진통제를 써도 힘들어하는 할아버지. 극심한 고통 때문에 앙상한 손을 꽉 쥐어지고 있는 모습에 손녀딸은 걱정한다. 약사 미도리는 아이들이 주사 고통을 막아주는 장남감을 가지고 온다. 할아버지 손에 쥐어주며 손가락을 짓누르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길 바란다.

매 에피소드가 감동적이고 그리고 현실적이라서 감정몰입이 어느 작품보다 깊었던 작품 [언성 신데렐라 병원 약사 아오이 미도리]이다.

하임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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