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기와 다리 1
사노 나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통 순정만화 그림체에 기발하고 기괴한 스토리의 만남

전작 [사카모토입니다만?]에서 완벽남인 고등학생 사카모토의 완벽함을 넘어선 초월적인 캐릭터가 코믹 그 이상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2000년대 이전의 가냘픈 얼굴형과 미형인 남자 주인공을 그려낸 흔히 말하는 2000년대 이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순정만화 그림체이다. 하지만 이 작가의 특징은 바로 그림은 정통 순전만화이지만, 내용은 요즘 유행하는 독특함과 더불어 기괴하면서도 특별한 캐릭터가 있어 10대~20대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사노 나미 작가의 최신작인 [미기와 다리]는 본 작품의 주인공인 일란성 쌍둥이 형제이다. 일본어로 미기와 다리는 오른쪽과 왼쪽을 의미한다. 이 형제는 가상의 일본의 고베 오리건이라는 신도시의 중상층 가정에 입양이 된다. 도시 이름도 매우 재미있다. 일본 지역인데 마을 이름이 오리건이라니, 그야 말로 일본인데 미국의 어느 도시와 섞인 듯한 미묘한 도시가 배경이다.

그런데 입양된 아니는 쌍둥이 형제가 아닌, 미기 한 명이었던 것. 중년 부부는 미기에게 히토리(일본어로 '1인')라 부른다. 동생인 다리는 미기의 방에 소품으로 도착한 박스 안에 숨어 있던 것.

그 날 이후, 미기와 다리는 중년 부부의 집에서 둘이지만 혼자인 것처럼 살아간다. 식사를 할 때도 재빠른 움직임으로 미기와 다리는 양부모의 눈을 피해 번갈아 가며 식사를 하거나, 양부모에게 사랑 받기 위해 이 둘은 힘을 합쳐 공동작업들을 해내간다. 그 모습은 애처로울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한 편으로는 하나하나에 목숨을 걸고 몰두하는 모습에서 자아내는 헛웃음을 치며 보게 되는 건 사노 작가만의 코믹 코드라고 할 수 있다. 


미스터리한 형제의 복수극

단순히 양부모에게 버림 받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형제인 것 같지만, 실제 이들이 오리건 마을에 오게 된 것은 어머니를 죽인 자를 찾기 위한 것이었다.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는 형제의 대화에서 섬뜩함이 느껴지는 것은 목적성을 지닌 이들의 철저함이 주는 비장함이 복수극을 위한 준비라는 점과 연결되면서, 기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여전히 슬랩스틱과는 달리 너무 완벽한 아니 마치 야구 경기를 보는 것과 같은 물리적인 움직임이 꿍짝!하고 맞춰지는 순간이 주는 묘미 또한 이 만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권에서는 어머니와 함께 있었던 집에 대한 단서를 찾는 이 두 형제를 철저한 준비모습을 볼 수 있다.

단순히 순정만화인 줄 알았지만 스릴러와 공포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드러난 만화 [미기와 다리] 3권이 기다려진다. 우선 스토리를 길게 끌지 않은 작가이니, 더욱 간결무결한 스토리를 기대하게 되는 건 당연한 걸까.

하임뽕

사족.

초판 한정 pp일러스트 엽서,

노트북 화면에 잠시 두었는데, 모니터 화면에 비춰진 모습이 꽤나 멋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