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곱슬머리 내 짝꿍 - 학교생활동화 1
조성자 지음, 이승원 그림 / 푸른나무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조성자님의 글은 아이들 맘을 고스란히 훔쳐볼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제목도 시선을 잡지만 조성자님의 작품이란 점이 책을 고른 첫번째 기준이었습니다.
아홉 살 딸아이가 책을 다 읽고 나더니...눈물을 보이네요.
"슬퍼...ㅠㅠ;;;, 정말 슬퍼......."
그러고는 다시 제 방으로 들어가 버리네요.
아이가 잠이 들고 '도대체 뭐가 그리 슬픈거야?'라는 생각으로 후다닥 읽어내려가던 저는...
책장을 몇 장 넘기지 않아 금방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조성자님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잠시 엿보았습니다.
그 시절의 이야기와 많이 닮아있는 '곱슬머리 내 짝꿍'에는 나(민성), 재민, 윤지 그리고 내 짝꿍 소미가 등장합니다.
새로운 짝꿍을 정하는 날, 나(민성)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
설마설마 하던 불안감이 현실이 되는 순간...
(복도에서 키 순서대로 짝을 정하던 기억...많은 분들이 공감하시죠?
요즘 아이들은 "우리는 그렇게 안하는데..?"라는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공주처럼 예쁜 윤지는 재민이의 짝이 되고 내 짝꿍은 라면이 엉켜있는 것 같은 곱슬머리의 우리반 뚱땡이 소미가 되고 만 것입니다.
악~, 나는 참을 수가 없습니다. 총 공격을 시작합니다.
민성이는 몰래몰래 소미의 허벅지를 꼬집습니다. 조금 미안할 때도 있지만 예쁜 짝꿍이 아니라서 그래도 괜찮다고 민성이는 얼른 맘을 고칩니다. 목욕탕에서 소미를 만난 윤지는 깜짝 놀랍니다. 엄마에게 혼난 것 같은 시퍼런 멍자국을 보았거든요. 윤지의 얘기를 들은 민성이는 불안합니다.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간 민성이는 맛있는 고기를 파는 정육점에 들릅니다. 어, 소미네 집이네요. 다행히 소미는 엄마에게 이르지 않았네요. 아이들이 소미를 뚱땡이라고 놀립니다. 소미가 결석을 했어요. 민성이는 엄마와 소미의 병문안을 갑니다. 병원앞에서 엄마에게 고백을 합니다. 그런데 정말 다행이예요. 소미는 멍때문에 입원한 게 아니라네요. 하지만 엄마는 소미에게 멍자국을 보여달라고 합니다. 소미엄마에게 사과를 합니다. 민성이와 소미는 화해를 합니다. 만들기 시간...와~~소미는 멋진 종이접기 솜씨로 친구들의 사람을 한몸에 받습니다. 윤지가 셈을 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소미도 좋습니다. 윤지는 얼굴이 예쁘지만 마음은 소미가 예쁘니까요...
참...사랑스럽고 예쁜 아이들이지요?
조성자님은 마지막에 민성이 엄마를 통해 선입견과 차별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이야기 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고 모두 소중하다는 것을.
나와 다른 모습이 나쁜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모습이 그 사람에겐 특징이 되고 장점이 될 수 있음을.
딸아이가 '슬퍼..'라고 한 이유를 이제 알겠습니다.
아무 이유없이 친구에게 놀림받고 괴롭힘을 당하는 소미가 불쌍하다고 여겼을테지요...
(퍼즐맞추느라 여념이 없는 딸아이에게 슬쩍 물으니 목욕탕에서 윤지가 소미와 마주쳤을 때 많이 불쌍하고 속상했다고 하네요..)
아마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는 새 학년이 되어도 겨우 나와 다르다는이유로 친구를 놀리거나 괜히 미워하는일 따위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 새로운 친구의 좋은 점 찾기에 더 애를 쓰겠지요. (물론 그동안에도 친구를 따돌리거나 못살게 구는 일들이 있었던건 아니지만요...)
"뚱뚱하고 못생겨도 누구에게나 잘하는 점은 다 있지~"
"그래, 맞아."
"근데 엄마, 난... 뭘 잘 해?"
(왜 저는 내 아이가 소미의 입장이 될 수 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