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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 신현림 치유 성장 에세이
신현림 글.사진 / 민음사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1월 신현림 작가의 '싱글맘스토리'를 읽었다. 그 무렵은 내가 도서관 나들이를 막 시작한 때 였다. 그랬기에 최근 세상에 나온 책이 어떤 것인지, 사람들이 많이 읽는 책이 어떤 것인지, 사람들이 선호하는 작가가 누구인지에 대한 일절 아는 바 없이 그저 끌리는 제목을 가진 책을 골라 심심풀이로 독서를 하던 때이기도 했다. 지금처럼 서평기록이라는 명분하에 내 생각을 정리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저 좋은 글귀나 멋진 표현이 있으면 수첩 어디엔가 흔적처럼 남기던 것이 전부였는데...
이 땅의 힘들고 외로운 싱글맘들에게, 더블이어도 혼자거나 정신이 싱글인 자 누구에게라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면서...... . 라는 그녀의 인사말이 내 수첩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나는 그 때부터 이미 그녀의 위로의 받았었던가 보다.
아마도 '싱글맘'이라는 특정한 입장때문에 고른 책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인이라는 관점에서보다 그녀도 나와 같은 아이의 엄마라는 입장을 더 가깝게 느끼며 읽었던 책.
도저히 신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표정, 보들보들한 살, 네 살배기 이 아름다운 꼬마가 나를 좋아하고 어깨를 주물러주니, ...
그 기억들을 잠시 잊고 다시 만난 신현림은 지나간 서른 살과 그것들에 대한 치유와 성장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서른 일곱을 정리하는 지금까지의 내겐 '...하고 싶다'만 있었을 뿐 그녀가 말하는 감성과 열정과 능력을 갖춘 목표와 신념과 행동을 갖지 못했다.
그녀의 글은 마치 친구(나이로 재면 10살 연상의 언니겠으나 서른 살을 지나왔고 과거를 추억하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는 모습은 내 친구와도 별반 다르지 않기에...)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게 하고 때론 일기장 속에 숨은 나를 찾아내는 것 같은 순간을 맛보게도 만들어 주었다.
서른 한 살의 고독은 지나 보니 축복이었다. (88쪽)
자연이 눈에 들어오고, 꽃잎 하나, 풀잎 하나, 바람 한 자락에 마음이 가기 시작한 것도 서른 살 즈음이었으리라. (144쪽)
내가 보고 자란 고향 경치를 아이도 본다는 것이 기뻤다. (225쪽)
정작 본인은 어떻게 알고 있을 지 궁금한 그녀의 글솜씨(그녀의 직업이 시인임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짧고 경쾌한 문장과 은유적인 표현들)로 인해 때론 내가 알아야 하는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같은 사물, 같은 상황을 보고 '시인은 감동을 하는구나'라고 말하던 그녀의 친구처럼 어느새 그녀의 감동에 따라 감탄사를 내뱉고 있는 나.
마침 오후 4시 45분의 햇살이 차창을 붉게 물들이는 게 보였다. (141쪽)
말은 저마다 기운을 가진다 (64쪽) - 는 말대로 이 책을 만난 처음 부터 끝까지 '치유성장에세이'라는 이름표 때문에 나는 위로받고 성장하였다. 되돌아보고 웃음지을 수 있는 나의 서른 살이 있어 행복했다.
나의 서른 살,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