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로 읽는 세상
김일선 지음 / 김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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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랜만에 읽는 과학책!
제목만 보고 재밌을 거 같아서 골랐는데 다행히 잘 읽히는 책이라 알바하면서 호로록 읽었다.
근데 정말 한 달 전쯤에 느꼈던, #국가의사기 보면서 느낀 행-복-을 느꼈다... (행복이라는 단어 진짜 낯설다ㅋㅋㅋㅋㅋ)
그래서 관련된 책도 사서 볼 예정이다...💘

올해들면서 년도의 구분, 시간의 의미에 대해서 궁금하긴 했었다. 새해 다짐에 지친 영향일 것.
난 정말 과학찐따라 의무교육시절 배운 기본도 다 까먹었는데... 정말 기본적인 것 부터 설명해 읽기 수월했다.
자, 여러분.
연도는 지구의 공전이고 하루는 지구의 자전이에요. 자연에 기반한 시간적 구분은 이게 전부인 것이죠.
이 것부터 감동했다고 하면 과학찐따라는 것의 증명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연도는 사실 어느 날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일 년이 되는 거니까, 실상 자연적 의미는 하루밖에 없는 거 아닐까?
분 단위 초 단위로 쪼개서 시간관리를 해야되는 것에 질리고 질리는 사람이라. 위로받는 느낌이다.
자, 여러분
그 시간의 압박. 시간과 분과 초는 닝겐들이 만들어낸 도구임을 기억하세요.
<기술이 인간의 생활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은 tv나 인터넷, 스마트폰이 출현하고부터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시계에서도 알 수 있는 것이다_135p>

그리고 덤으로, 자전하고 있는 지구 속의 나를 생각하면 너무 귀엽다.
이거 완전 피규어같잖아?

그동안 과학에 위로받는다는 것에 코웃음쳤었는데
그 많은 에세이와 심리학 서적을 제쳐놓고 이 '시간의 단위'에서 큰 감동과 위안을 받아버렸다...

너무 시간얘기만 했지만
책에서 시간이 차지하는 건 한 챕터뿐이다.
#미터법 도 진짜 흥미로움!!
미터의 기준이 지구에서 빛으로, 원자로 다시 빛으로 변화하는 과정, 그 과정 속에서 점점 소수만 공유하는 개념, 야드파운법과의 경쟁 등등...
진짜 왜 안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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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흐르듯 대화하는 기술
요코야마 노부히로 지음, 김지윤 옮김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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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랑 내용 술술 훑어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노랑이 가득하고 캐릭터들이 있으니... 삽화란 역시 좋다.

원제가, 일본어였겠지만, <getting through to unreasonable people> 다.
저자가 <물 흐르듯이 대화하는 기술>을 어떤 분들 덕분에 썼는지 알 수 있는 대목.
더 좋은 화술이 아니라, 그나마 나은 대화를 위하여.
책 제목으로 <그나마 나은 대화를 위하여>도 괜찮은 거 같네.

내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널리고 천지기 때문에 공감하며 책을 넘겼다.
사실 크게 문제가 없으면 '그냥 나와 안맞는다...' 하고 넘어가도 된다고 생각한다.
'기술'이라는 건 노력이고, 결국 노력은 힘들다.
대화는 일상인데 일상마저 노력으로 '일궈내야하는 것'이라면 삶이 너무 견디기 힘들지 않나?
어쨌거나 100% 만족스러운 사람과 대화는 없는 거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이어나가야 할 때가 문제. 그리고 저자는 이럴 때를 위해서 이 비법을 전수한다.
어떻게 보면 다 아는 얘기다.
>어떤 사람이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걸 인지하면, 굳이 '흔히 말하는'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 사람에 대충 맞춰주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잃지 말자는,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권법이다.

우리는 기본으로 착함을 탑재해야 한다고 믿고 언젠간 대화가 통할 거라 믿고 (너도 사람이잖아, 라는 마음으로) 계속 시도한다.
그리고 멘탈이 바사삭되는건 말도 안되는 그 사람이 아니라 노력했던 내 쪽일 것이다.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필요할 때
누군가가, 물건이어도 괜찮다면,
이 노란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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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동양신화 중국편 - 신화학자 정재서 교수가 들려주는
정재서 지음 / 김영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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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많은 이미지들이 수록되어있는데, 단연 최고는 '인어아저씨 저인'이다.
절도있는 팔동작과 단호한 표정이 일품이다...라기보다는 그냥 재밌게 생겼다.
첫 장에 이런 사진이 있는 건 반칙이다.
인어아저씨때문에라도 읽을 수 밖에 없는, 그런 거가 되버렸다.

만화 봉신연의 를 엄청x5조 재밌게 읽었었는데, 그게 중국신화 기반인지 몰랐다...
마지막에 주인공 태공망이 (왕천군과 같은 사람이고) 복희였고, 악당이었던 여와와 합쳐져버리더라니... 세련되고 기묘한 결말이라고 생각해서, 작가의 엄청난 상상력인 줄 알고 감동먹었는데!!!
과거의 감탄에서 김이 조금은 빠져버렸다.

과거의 감동은 식었지만 지금의 감탄은 새로 보글보글.
처음엔 약간 홍보멘트에 홀려서 선택한 책인데,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알고 동양신화는 모르는!!! 이런!!! > 이런 류였던 거 같다. (아니다)
그 걸 보고 '그래, 그건 그렇네... 그건 만화로 다 뗐는데... 하물며 나는 중국학과인데...' 하면서 죄책감 반 호기심 반 (그리고 수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 0.5) 으로 골랐었다.

책을 읽어보니 서양 관념이 우리 삶에 진하게 스며들었음을 새삼 느꼈다.
'세상의 시작'에 대한 주장을 떠올려보면 어떤게 생각 나시는지?
개인적으로 '진화론'과 '창조론'이 떠오른다.
물론 동양신화에서도 창조론이 있지만 여기서 창조론은 완벽하게 하나님의 창조일 것이다.
'기독교가 굉장히 큰 세력인데, 동양신화는 안유명하니까...' 이라 해도, 이건 서양측 주장이어야 되지 않을까?
역사는 알아야 한다.
비슷하게, 뿌리인 신화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반고 가 저 진화론과 창조론 사이에 병렬로 나열하지는 못하더라도
반고가 있다는 건 알아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봉신연의의 결말이 '복희와 여와가 합쳐진다'고 했는데, 사실 결말까지는 기억이 안난다.
각각의 캐릭터가 사실 복희와 여와였다, 는 것까지는 기억나지만.
근데 왜 합쳐진다, 라고 했냐면 '신화'에서 합쳐졌기 때문이다.
복희와 여와는 대홍수 이후로 살아남은 유일한 인간이었고, 그렇기에 지금 인류의 시초인 셈이다.
나는 기독교도 아니고 전혀- 신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인데 그냥 '노아의 방주'는 안다.
반면 만화 덕에 복희와 여와는 알았지만, 이들이 대홍수-인류를 파멸시킨 대재앙-와 관련되어있는지는 몰랐다.
솔직히 재밌으면서도, 부끄러웠다.

단위로읽는세상과 국가의사기가 지적 쾌감으로 꾸준히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면,
이야기동양신화 는 재미 반, 의무감 반으로 꾸준히 읽을 수 있었다.

인어아저씨, 먼저 못 알아봐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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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현실에서 만드는 법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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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에 따르면, 인간은 풍요의 땅에 도달하자마자 다시 한 번 머나먼 수평선에 시선을 고정하고 닻을 끌어 올려 항해를 떠나야 한다.
와일드는 "진보는 유토피아를 깨달아가는 과정이다."라고 썼다.
우리는 이 풍요롭고 안전하고 건강한 장소에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역사적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유토피아를 매장시켰다.
✔️여태껏 누려온 것보다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할 수 없으므로 지금까지 꾸어온 꿈을 대체할 새 꿈이 없다. >

<유머나 풍자와 마찬가지로 유토피아는 정신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 젖힌다.
✔️현대 신조나 더욱 안타깝게는 믿을 것이 전혀 남아있지 않다는 신념 탓에 우리는 여전히 주변을 매일 에워싸고 있는 근시안적 사고와 불공정성을 보지 못한다.>


무상급식 = 빨갱이
청년배당 = 빨갱이
기본소득 = 빨갱이
더 좋은 사회-유토피아-를 꿈꾸고 정책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면 '보수'는 이런 딱지를 붙힌다.
야, 솔직히 지겹지도 않냐. (만은 먹히니까 쓰겠지)
뭐, 나만 해도 너는 꿈이 뭐냐고 할 때
당당히 "제 꿈은 이 사회가 기본소득을 주는 겁니다. 더 일하고 싶은 사람은 일하고,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그냥 있는, 그런 사회입니다." 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가장 진보적인 국가인 네덜란드의 작가가 이런 글을 썼다는게 당연하게도, 슬프게도 느껴진다.

구체적인 방안도 방안이지만, #유토피아플랜이 주는 큰 울림은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과도한 회의주의와 낙관주의는 진보에 대한 무관심을 낳고, 불만을 말 그대로 '불만분자' 취급한다
하지만 불만은, 무관심과 완전히 다른 세계다. (31p)

이 책을 따라가면서, 나는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어쨌든 나는 유토피아를 쫓겠다, 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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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저기행 - 책으로 읽는 조선의 지성과 교양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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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러가 법의 개정을 보고 북한 기근 전후의 변화를 유추할 수 있었다는 글을 봤었다. 
'바퀴달린 모든 것'이 국가 소유였으나 대기근 이후 '수레'는 그 규정 안에 사라졌기에 개인의 시장거래를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이 기사를 보고 '아니 논문이란 이런 것인가' 했는데... 
사실 뭐 다른 건 아니고,#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나온 '수레가 없음을 한탄하는' 내용에서 이게 생각났다.
조선 후기에도 수레가 없다니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아니 사극에서 그렇게 가마를 타고다니면서 말이야...
수레가 없던 이유로는 '산지가 많아서 길 없음 그니까 수레필요없음' 이었는데, 이에 박지원은 '수레쓰면 길 닦음'이라며 수레를 통한 편의성을 주장했다.

조선명저기행은 "이름만 아는 조선 명저들을 가장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고전 가이드북!"(책 띠지 왈)이다.
철학서같은 경우에도 철학자 본인이 쓴 책을 읽기에는 너무 졸립...어렵기 때문에 다른 작가가 해설하거나 소개하는 가공책(?)을 많이 읽는데,
그런 류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최근에 읽은 '국가의사기'에 나온 유성룡 의 징비록 도 나와있다. 
정확히 멘트는 기억이 안나지만, 국가의 중책을 맡은 인물이 잘못을 인정하는 글이기에 언급됐었던 책이다. 
그러고보면 정말 많은 정치인들이 회고록을 내지만 어찌 그리 잘한 일들만 있는지, 적어도 이러저러해서 죄송했습니다 라고 말하는 걸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그에 반해 <징비록은 임진왜란에 대해 스스로 경계하여 반성하고 후환을 경계하기 위해 쓴 책>이니, 웬걸 조선 정치인이 낫습니다.

그 자체로, 이름만 듣던 책을 맛볼 수 있는 기회이자
조선의 책을 통해서 조선이라는 나라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아 그리고 고국의 과거 베스트셀러들을 읽다니 '왠지 엄청난 지식인'이 된 기분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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