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마나 만만해 보였으면
전대진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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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1

  '편한 사람'이 되어주되,

  '쉬운 사람'은 되지말자.

  대하기 조금 어려울 순 있어도

  또 다시 만나보고싶은 사람이 되자.

▶ p.152

  당신이 뭐가 모자라서, 뭐가 아쉬워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런 대접

  받으면서까지 참아요...? 월급 주는 사장도

  아니고, 그 사람이 뭔데 당신에게 함부로

  하는 걸 당하고만 있나됴? 그건 착한게

  아니라 미련한 거에요. 그만둬요, 제발...

▶ p.167

  항상 불안하죠..."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똑바로 잘가고있는건지, 혹시 또 넘어지지 않을지,

  또 실수하고, 상처받는 건 아닐런지..."

  정말로 '잘 살고 있는 사람'은 누군지 아세요?

  바로,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를 고민하는 당신이에요.

▶ p.195

  내가 아무리 좋은 마음, 좋은 의도로 얘기해도

  상대방이 그것을 받아들일만한 그릇이 안되고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있다면... 제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그 사람에겐 상처일수도 있다.

  어릴땐, 마음과 의욕이 늘 앞서는게 사실이지만

  어른이 될수록 '천천히'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 p.222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배울게 있는 고생은 '경험'이지만

  배울게 없는 고생은 말 그대로

  그냥 '개고생'이다.



    제목에 이끌려 보고파했던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성격이 둥글둥글한 탓에 나를 만만하게 보는 듯한 느낌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어릴 때 정말 많이 느꼈고, 크면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기는 하나 그래도 아직 많은 부분에서 '내가 만만해 보이는 걸까?'하는 의문이 생기곤 한다. 그래서 이 책을 보고파했고 이 책이 손에 들어오자 나는 단숨에 읽어버렸다.

  단숨에 볼만한 책은 사실 아니다. 아주 짧은 문장들이고 한 장에 많은 글자를 담고 있지 않다보니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읽는다면 금방 읽겠지만 작가님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면 아마 이 책을 읽는데에는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릴 것이다. 나 또한 처음 읽는 것은 단숨에 읽었지만 자꾸 손이 가곤 했다. 작은 쪽지에 손글씨로 적어 사진을 찍어 올린 그 글들을 보면서 나 또한 그 짧은 글을 내 마음 속에 한 글자 한 글자 새겨넣었다.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되었다. 그 중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역시나 취업에 관한 것들. 내가 취준생이라 그런지 공감이 되고 눈물이 찔끔 나왔다. 어쩜 그리 콕콕 잘 찝어서 말씀해주시던지... 아마 공부를 하게 되는 동안에도 종종 펼쳐보고 가끔은 내 손으로 직접 적어 내 책상 한 켠에 포스트잇으로 붙여놓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나와 같은 취준생이라면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분이 한분쯤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멍 하니 읽다가도 문뜩 생각이 나서 되돌아가 다시 읽어보고, 그리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울림을 들어보기도 하곤 했다. 특히나 오늘은, 어디에도 말할 수 없는 슬픔에 마음 저리는 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보니 더욱 마음 한 켠이 아려오고 울리곤 했다. 누군가 나처럼 '힘들다'라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 누군가 나처럼 힘든 무언가를 견디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니, 짧게나마 한 장이라도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아주 유명한 명언은 아닐테지만 그 유명한 명언만큼이나 마음을 울리는 어떤 글이 그들의 마음 속 깊이 파고 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 모든 사람이 아프지않았으면 좋겠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파야 성장할테고 아파야 나아갈테지만, 그래도...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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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모를 것이다 - 그토록 보잘것없는 순간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정태규 지음, 김덕기 그림 / 마음서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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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65

  그런 마음을 읽었는지 어느 날 밤, 아내가 뜬금없이 내 머리를 쓸어 넘겨주며 말했다.

  "여보, 아프더라도 오래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

▶ p.119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편네'가 '옆에 있네'에서 온 말이라고 하던데, 나에게는 지금 '여편네'만큼 큰 사랑은 없다. 하지만 이 말도 나는 아내에게 전하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의 작가는 현재 7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중이며, 이 책은 투병중에 쓴 수필이다. 수필뿐 아니라 병상에서 쓴 소설까지 있다보니, 찡한 마음으로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해 더 마음 깊이 공감 또는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맨 앞쪽은 루게릭병 발병 후 발견했을 당시, 그리고 그 이후 작가의 삶을 그려놓았다. 중간쯤엔 병상에서 쓴 소설을, 그리고 마지막에는 에세이를 실어놓았다.

  나는 다른 부분보다 맨 앞쪽 일기와 같은 수필에 중점을 두어 읽었다. 소설은 소설이다보니 소설이 시작하고 끝날때 만큼은 마음이 찡하지만 그 후로는 그 주인공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오래가지는 않는다. 적어도 수필보단 말이다. 아니면 내가 수필을 더 좋아하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나는 작가님이 투병중에 쓰신 수필에 더 마음이 갔다. 그 중에서도 아내에게 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더 마음이 갔다. 아무래도 작가님 연세가 부모님 연세와 비슷해서일까. 어쩐지 우리 부모님을 보는 것 같은 느낌에 더 마음이 갔고,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을 더 파고 들었다.

  담담한 듯 써내려간 수필에서 무언가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아내분도 담담한 듯 하시던 말씀들에 조금은 힘들었던 마음들과 안타까운 마음이 보이는 듯 했다. 물론 수필을 보고 있으면 작가님이 만나는 많은 사람을 나도 만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많은 분들을 만나고 만은 분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 많은 대화를 다 담아놓은 것은 아니지만 그 많지않은 문장과 대화에서도 그분들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즐겁게 보내다 가셨는지 조금은 느낌이 온다. 그러나, 나는 그 많은 것들이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왠지 나는 아내분의 입장에서 더 바라보고싶었는지도 모르고, 부모님의 연세가 비슷한 연세라서 그런지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나는 아내분이 궁금했고, 아내분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담담하게 하시면서도 힘들어하셨을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을 찔끔 하기도 했다.

  나중에 언젠가 우리 부모님도 병을 얻으시고 힘들게 생을 지내는 날이 올 것이다. 그맘때쯤 이 책에서 본 관경과 비슷한 모습을 보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담담한 듯 아닌 듯 하면서도 서로가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그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리는 듯 하고 눈을 뗄 수 없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음에 맴도는 아련함과 안타까움 그리고 나도 모를 이 감정이 책을 덮은 이후에도 계속 남아있다. 묘한 이 감정을 풀어쓰고 싶어 이렇게 길게 글을 썼음에도 나는 이 감정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듯 싶다. 아주 나중에 나중에, 내가 작가님 나이가 되면 이해가 될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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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소년, 조선왕릉에서 역사를 보다
이우상 지음 / 다할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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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역사를 알고싶지만 역사에 대해 정말 모르다보니 어디부터 접근해야할지 모르는 그런 사람이다. 그렇다보니 어떤 책을 읽어야 흥미가 나는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하는지 감이 안잡힌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만나게 된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의 소개에서 이런 글을 봤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되 스토리텔링에 무게를 두었다.' 나는 이 말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만 나열하여 딱딱한 서술로 적혀있는 책이라면 안그래도 역사에 흥미가 없는 내게는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이라면 아무래도 이야기이기때문에 기억에도 오래 남을뿐 아니라 쉽게 읽히기에 두번 세번 읽게 된다면 나중에 조금 더 깊게 공부할때도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맨 처음 몇장은 스토리텔링보다 꼭 참고서를 보는 느낌이 든다. 그 글들을 읽으며 '이렇게 계속 된다면 지루할 것 같다'며 불평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 읽고 스토리텔링 부분을 읽으며 왜 그 앞부분의 지루한듯한 내용들이 있었는지 알듯싶었다. 저자는 기초중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이 책을 출간한 듯 싶다. 정말 어린 아이들부터 역사를 알고싶으나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모르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초중의 기초 지식을 알려주기위해 앞쪽에 하나부터 열까지 서술해놓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의 왕과 왕비들에 대해 하나하나 스토리텔링 식으로 서술해나가려니 이 얇은 책으로는 사실 많은 내용이 담기지를 않는다. 그렇다보니 조선왕조에 대한 내용을 정말 '수박 겉핥기 식'으로밖에 알 수 없다. 그렇기에 기초적인 내용을 모르는 분들이 흥미를 위해 읽으면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이 책을 두어번 정도 읽을 생각이다. 그렇게 흐름을 어느정도 파악하고나서 다른 책으로 넘어가면 조금 더 수월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와 같은 비슷한 책들이 많이 나와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면 이 책의 저자가 낸 역사책 시리즈물이라던가. 그런 책이 나와있다면 그 책 또한 두번 세번 읽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역사는 결국 그들의 생활과 그들의 정치 이야기이기에 그냥 딱딱하게 외우는 것보다 그들의 삶에 들어가서 이해하고 생각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이 책을 이제 한 번 완독 했으니, 시간이 조금 지나면 두번째 읽기를 시작해야겠다. 그때는 또 다른 느낌이 들런지 어떨런지는 아무래도 읽어봐야겠지만 그때도 아마 소설책 읽듯이 재밌게 읽고 금방금방 책장이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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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곳에서 빛난다 - 제주 하늘 아래 무심코 행복함을 느낄 때
조연주 지음 / 황금부엉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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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6

  우리 인생도 수없이 많은 이정표 앞에서 고민하고 결정한다. 예상치 못했던 곳으로 잠시 빠질 수도 있다. 앞으로도 우리 앞에 어떤 이정표가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결국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가봐서 내 길이 아니면 조용히 나와서 다른 길로 가면 된다. 그곳에서 필요한 삶의 지혜를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 p.110

  돌아보면 고속도로에서 달리던 차가 멈췄을 때, 모든 것을 멈췄어야 했었다. 그때가 나에게 쉼표가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스스로 멈추지 못하는 미련한 나에게 잠시 멈추고 쉬어 가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땐 몰랐다. 그래서 더 많은 날들을 눈물 속에서 보내야 했다.

▶ p.141

  돌담 앞에 쪼그리고 앉아 꽃을 한참 바라보다가 사진을 한 장 찍어 SNS에 올렸다. 또 다른 친구가 정말 예쁘다며 어디냐고 물었다. 물어봐서 대답만 했을 뿐 이번에도 나는 그 외에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뜬금없는 메세지 한 통을 받았다.

  "너무 조용하고 볼 것도 없다. 네가 예쁘다고 해서 왔는데 시간 버렸어."


  난 여행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사실, 여행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이 하도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에 등떠밀리다시피해서 여행에 대해 찾아보고 나도 한 번 가보는게 좋을까 싶어 이런 저런 나라며 명소라는 곳들에 대해서 뒤적뒤적 살펴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여행에 흥미가 없던게 맞다. 아무리 뒤적거려도 마음에서 울렁이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가고싶다는 욕망 또한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 내가 어떻게 여행책을 좋아하게 됐냐고? 바로 앞에서 말한 이유들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등떠밀려서 찾다가 '그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도 한 번 읽어볼까?'하다보니 한 권, 두 권 읽게 되었고 지금와서는 내가 찾아서 여행책을 읽는, 여행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 중에 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읽다가 누군가에게 소리내서 "가보고싶어"라는 말을 했던 책이다. 이 책은 여행을 정말 많이 한 여행가가 쓴 책은 아니다. 어떻게 말하면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이기도 하고 어찌 말하면 그저 제주도에 사는 사람같은 그런 사람이 쓴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주말마다 종종 제주도를 가곤 한다. 여럿이서 여행간다는 생각으로 몇박 며칠 장기로 머물면서 이곳 저곳 명소를 돌아다니는 그런 여행이 아니다. 저자는 그저 내가 살던 고향에 잠시 다녀오는 것처럼, 혹은 어딘가 옷을 고르러 가는 것처럼 제주도에 가곤 한다. 그렇게 큰 계획없이 제주도에 가곤 한다. 그렇게 제주도에 가서는 명소를 찾아서 가는 것이 아닌, 발길이 닿는대로 가는 여행을 한다. "오늘은 여길 가볼까?" 하면서 차를 몰고 가다가도 중간에 뭔가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발견하면 그 장소로 핸들을 틀곤 하는 그런 자유분방한 여행을 한다.

  그래서 였을까? 다른 책들과 달라서 였을까? 거창하지 않은, 정말 소소한 저자의 여행방식이 나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대단한 여행자들이 아닌 정말 겁 많은 나같은 사람도 바다 건너있는 제주도 한번쯤 가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단락은 아버지와 저자가 함께 제주도 여행을 갔던 것이다. 나는 아버지와 그렇게 여행을 간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물론 아버지가 굉장히 여행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단 둘이라니. 좋을때는 한없이 좋다가도 어느 순간 순간 부딪히는 부녀간의 여행이라니.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했을 뿐.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그것도 어쩌면 해볼만한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저자는 아버지의 보호자가 되어 이곳 저곳을 보여드리고 여러가지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부녀지간이 더더욱 가까워지는 순간을 그렸다. 그런 따뜻함 때문인지 더더욱 한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제주도. 같은 한 나라이기는 하지만 뭔가 내게는 머나 먼 곳이었다. 비행기를 타거나 배를 타고 가야한다. 게다가 당일치기로 거길 갈수나 있을까 하는 두려움만 한껏 생각날 뿐이지 그 외의 생각은 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며 조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물론 제주도가 작은 곳은 아니라서 차를 타고 매번 이동해야겠지만 그래도, 한번은 가서 그 맑은 물과 그 맑은 공기를 마시고 그리고 제주라는 땅을 밟고 서서 제주하늘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책장을 넘길때마다 새록새록 꽃피었다.

  책장을 덮으며 다짐한다. 꼭, 꼭 한번 홀로 혹은 누군가와 손을 잡고 제주도에 가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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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여자들
카린 슬로터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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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p.51

  그녀의 아버지는 남의 험담을 들어주는 건 누군가가 내 험담을 하게 되는 거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말을 자주 하곤 했었다. 리디아는 아빠가 아직 살아계셔서 여편네들에 관한 얘기를 들려드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 p.140

  그러다가 네 엄마를 만났을 때 모든 게 변했단다. 네 엄마는 내가 생전 원해보지 않은 것을 갖고 싶게끔 만들었어. 안정적인 직업, 튼튼한 차, 주택융자 대출, 가족. 너는 네 방랑벽이 나에게서 물려받은 기질이란 걸 오래전에 알아차렸을 거야. 나는 언젠가는 너도 남은 생을 함께하도록 인연이 닿아 있는 사람을 만나고, 그런 사람을 만나면 바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 쉼 없이 들썩이던 떠나고픈 감정이 마치 버터처럼 녹아 없어지는 느낌 말이야.

▶ p.231

  그 멍청한 년이 남자애들이 그렇게 잔뜩 있는 데서 어떻게 겁도 없이 그런 식으로 술이 떡이 될 수 있어. 애초에 그 파티에 간 것부터가 그 계집애 잘못이야.



  예쁜 여자들. 이 책은 정말 제목 그대로의 이야기다. 예쁜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주인공 가족의 여자분들은 정말 아름답다. 어떤 사람들이든 돌아보며 미소를 지을 정도의 아름다움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런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버러지는 정말 참혹하고 잔인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소설 초창기부터 주인공인 클레어의 가족은 정말 참혹한 경험을 했던 가족으로 나온다. 클레어의 큰언니인 줄리아가 실종되었으며 그녀가 실종된지 이미 20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찾을 수 없었으며 그 뿐만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에 대해 웬만해서는 입도 뻥끗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그녀의 아버지는 그 일로 인하여 많은 부분을 잃고 살다가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클레어의 어린 시절은 언니의 사건으로 인해 평범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녀의 정신 상태도 정상적이지는 못했다. 모든 것을 관찰하고 그리고 모든 것을 그저 수긍하며 그대로 받아들이고 순하게 순하게 행동했다. 물론 그러한 겉모습이 그녀의 본모습은 아니다. 그녀는 아픈 어린 시절로 인해 그렇게 변했을 뿐이다. 그녀는 그런 어린 시절을 지나고 폴이라는 남자를 만났다. 폴이라는 남자는 클레어에게 거의 한순간도 떨어지지않으려 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클레어는 폴에게 점점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는 상태가 되어가고 폴은 클레어를 최대한 배려하고 사랑하다가 결국 둘은 결혼하게 된다.

  그 둘은 결혼 후 정말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내게 된다. 부부는 부유하게 살았고, 그녀가 갖고 싶던 많은 것들을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녀의 언니를 잃었던 것보다 더 참혹하다고 말한다면 그럴수도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바로, 그녀의 남편인 '폴'이 죽는 장면을 그대로 목격하게 된다. 그 후 이게 우연일까 하는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남편이 죽고 난 얼마 뒤, 그녀의 집에는 강도가 들게 되고, 그저 집에 강도가 들었을 뿐인데 그 집에 FBI 요원이 와서 수색하는 모습을 그녀가 보게 된다. 또한 그녀는 그 집 지하실에서 그녀의 남편 컴퓨터를 보다가 어마무시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그녀의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그냥 일반 소설이겠거니 하고 읽어나갔다. 어머니도 이 책을 읽으셨는데, 나에게 이런 말을 하셨다. "정말 극악무도한 이야기였어. 영화로 만든다면 정말 못 볼 것 같더라." 처음에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던 말이었다. 반절이 지나도록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어머니가 나를 어린 아이로 보셔서 그런 말씀을 하셨나 싶었다. 그러나 점점 뒤로 갈수록 초반에 그녀의 가족 중 실종되었던 '줄리아'의 비밀이 밝혀지며 왜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책에 써있는 '스릴러'라는 말을 보고 책을 읽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된다면 한가지를 묻고 싶다. '당신은 어느 정도 잔인한 장면을 볼 수 있나요?' 혹은 '당신은 상상력이 그다지 풍부한 편은 아닌가요?' 만약에 두 가지 질문에 Yes 라고 대답한다면 이 책을 봐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의 범인의 극악무도함. 정말 어쩜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였으니...

  그래도 나는 두 번째 질문에 Yes 라고 답하는 사람으로서 뒤로 갈수록 책에 빠져들었고 정말 정신없이 책을 읽게 되었다. 누군가 내 질문에 Yes라고 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 추천해 주고 싶으며 읽고나서 같이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극악무도함만 다룬 소설은 아니기에. 가족애뿐만 아니라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작지만 정말 여러가지의 교훈들이 숨어있는 책이기에, 같이 대화를 나눈다면 아마 여러 방면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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