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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부서진 마음에게 전하는 말
허지원 지음 / 홍익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 p.25
여기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어 잔소리를 덧붙이고자 합니다. 우리의 뇌는 이렇게 누군가의 칭찬을 받으면 이를 보상적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자기개념으로 연결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칭찬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다면 이를 편안하게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칭찬을 받거나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반사적으로 "아니에요~" 라고 말하는 좋지 않은 습관에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 p.31
일단 가능하다면 주 양육자와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분리되어야 합니다. 특히 이들에게 가치판단을 배제한 무조건적 지지와 수용을 받지 못한 경험이 당신에게 낮은 자존감을 가져다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제는 성숙한 수준의 재양육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을 만나 성숙한 내면을 구축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 p.71
때로는 이렇게도 묻습니다.
"모든 면에서 당신과 같은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그 사람과 연애 혹은 결혼하고 싶은가요? 즉, 당신은 평생 당신 같은 사람과 즐거이 지낼 수 있나요?"
괜찮겠다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꽤 높은 자존감을 소유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 p.81
양육자에게 극도로 억제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아무에게나 비선별적 애착반응을 형성하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반응성 애착장애'라는 진단은 5세 이전에 시작되었을 때에만 진단 내릴 수 있으며 흔히 영양실조, 성장지연, 또래 대비 저체중, 잦은 병치레를 동반합니다. 그러니 스스로 함부로 '애착장애'라 라벨링 하지 말아요.
▶ p.89
애써 자신의 모습을 바닥까지 전부 내보이고, 심지어 '바닥까지 다 보이고' 타인에게 수용되고 인정받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봅시다.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의 모든 것을 전부 다 사랑했나요? 어머니조차 당신의 모든 점을 수용하지는 못합니다. 구석구석 미운 점이 한두 개가 아닐 것입니다.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뇌과학'과 '임삼심리학'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워낙 임상심리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런 단어들을 보게되면, 이런 분야의 책을 보게 되면 일단 눈이 가게 된다. 심리학 중에서도 정신병에 관련된 내용인 임상심리에 참 관심이 많다보니 뇌과학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었다. 그러던 와중에 뇌과학과 임상심리를 동시에 다룬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물론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도 설명하듯이,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같은 분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다른 분야이기에 두 관점에서 설명한 자존감, 완벽주의, 죄책감, 우울감 등이 궁금해졌고, 그렇게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앞서 말했던 자존감에 대해서도, 그리고 우리 일상에서 쉽게 듣고 지나치게 되는 칭찬에 대해서도 말이다. 무엇인가 나에게 한가지 해결책을 내어주는 그런 책은 아닐지라도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하게 도와주는 그런 책이다. 뭔가, 내게 이 책은 독감 예방주사와 같은 느낌이었다. 챕터마다 이런저런 주제로 '살면서 이런 생각해본 적 있지?'라고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해 '이건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고, 이렇게 해보는 게 도움이 많이 돼.'라고 알려주며, 챕터 끝자락에는 한가지 내지는 두가지 숙제를 내주어 조금 더 나를 발전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독감이 될 뻔 한 초기 감기를 치유하고,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느낌이었다.
뇌과학과 임삼심리라는 두 가지의 관점에서 설명하다보니 이해하기도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 심리학 중에서도 정신병에 관심이 많은 친구라던가 혹은 그에 관해 힘들었던 적이 있던 친구들은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초기 독감을 치유하는 것도 좋지만, 한 번 아팠던 친구들이 다시 아프지말라는 법은 없을테니까. 좀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조심스레 책을 추천해본다.
임상심리에 관해 관심이 많은 친구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뇌과학 또는 임상심리학에서 나오는 용어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관련 논문들도 부록에 붙여놓았다는 것이다. 글쓴이의 이러한 세심한 배려로 비전공자면서 관심이 많은 나와 같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한 발짝 들어설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추천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