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집사’이자 작가인 재키 콜리스 하비가 쓴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작가는 인간과 동물이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흔적들을 찾아간다.
1999년 6월 프랑스 쇼베 동굴에서 발견된 2만 6천년 전 사람과 개의 발자국 화석은 인간이 동물의 친구였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였다고 한다.
아주 오래오래 전부터 인간은 동물과 교감했구나라고 느낀 대목.
엘리자베스 1세가 통치하던 16세기, 영국의 한 마을에서는
귀족부터 천민까지 모든 계급에서 개를 키웠다는 사실도 아주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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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정의할 때 늘 믿을 수 있는 사실을 하나만 꼽는다면,
그들이 주인인 우리를 신뢰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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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귀여운 동물을 원하고, 결국 소유하고 만다.
그러면서 동물 복지라는 근본적인 배려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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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한 건, 우리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서 그들에게 최고의 삶을 주기를 원할 경우에는 동물의 외모가 가장 나중에 고려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특정 동물 개체를 애정하게 될 때 중요한 건 그들과 맺은 관계의 질, 그들을 이해하는 깊이, 그들과 맺게 될 유대의 끈끈함이다.
이는 유행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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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제시카 피어스의 설명을 빌리자면,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 다시 말해
"보살피고 사랑하고 엮이려는" 욕망은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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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동물을 보살피고 동물은 인간을 보살핀다.
인간과 동물은 서로의 영역 사이에 있는 중간 어디쯤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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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조금도 '사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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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반려동물로 인해 인간이 동물과 이 세계를 더욱 진심으로 공유하게 된 건 아닐까. 반려동물로 인해 인간은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조망할 방법을 찾게 된다. 반려동물로 인해 인간은 현실을 여러 방면에서 바라보게 된다.
매리 앤셀이 한 말이 떠오른다.
"동물은 그 자체로는 굉장히 무기력핟. 내가 그들 중의 하나가 되면서, 나도 그렇게 되었다.
나 역시 무기력하다. 그러나 그들은 이 나약한 내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낸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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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반려동물에게 이상적인 미래의 세상은 인간과 동물이 다르다는 점을 여전히 존중하는 세상일 것이다. 동물을 지금 우리 자신의 모습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생각했다간 동물만이 가진 무언가를 놓치게 됟나. 그렇게 되면 우리 자싱네 대해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단까지 잃어버릴 것이다.
무기력한 서로들이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한다.
반려 동물과 함께하는 것에는 많은 부담과 책임이 따르지만
그것을 모조리 감수할만한 크나큰 '사랑'은 어떤 말로도 표현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