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내 감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잘 컨트롤 해왔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남들도 나를 그렇게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 나도 이랬는데..'라고 맞장구를 치는 순간이 참 많았다. 우리 사회는 '분노', '화'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반면 무언가를 '참고 인내하는 것'을 아주 훌륭한 미덕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화'를 잘 다스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저자가 수년간 해 온 상담의 사례를 읽으며 너무나 평범한 우리 주변의 이야기여서 놀랐다. 심지어 나조차도 모르던 내 '화'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됐으니 말이다. 그만크 나도 '화'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지 못 했고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 각기 다른 유형의 '화'에 대한 사례들이 나오지만 이것들의 공통점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것에서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자와의 상담을 통해 상담자들은 그와 가족, 친구와의 관계 혹은 어떤 과거 사건들을 오롯이 마주한다. 가족, 친구, 그리고 애인처럼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이게 사랑일 때도 많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상처를 주는 경우도 너무나 많다.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에너지이기도 하고 동시에 서로에게 너무나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어떤 과정을 거쳐 화가 났는지 그 화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하나하나 후벼파는 생생한 경험담들을 통해 화를 비롯한 나의 갖가지 감정들을 돌이켜보는 시간이었다. 내 감정을 내가 알아주지 못하면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그리고 제대로 화를 낸다면 오히려 더 돈독하고 건강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알았다. 관계에 대해서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