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은희경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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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제목부터

포스 뿜어대고 있고.
소설을 가까이하면

삶을 더 유연하게 보게 되는 지혜가 생긴다.

더불어 관망의 자세까지.



좋은 소설얘기겠지만.

오래간만에 집어든 은희경소설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지신

느낌적인 느낌



그녀의 책은

새의 선물이 아무래도 뇌리에 팍 남지..



길이길이 남을 책.


그녀의 글은 신경숙같은 느낌을 준다.

둘이 뭐가 낫다 비슷하다가 아닌

내가 애정하는 작가들로서

나와 결이 맞달까.

그냥 뇌까리듯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는데

그게

진짜

내 저 안보이는 숨겨둔 안쪽창자쯤에서

꺼낸 얘기같다는 말씀.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첫편부터 꽂히게 만드는게

이 이야기는 한남자의 시선으로

자신의 유년시절과 현재가 맞물려

돌아가는 이야기.



뚱뚱한 어린이였던

그 남성이 자신과 자신을 대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런 환경안에서 스스로를

바꿔가면서도

어떤 넘지못하는 것들에 대해

매우 담담히 이야기를 해나간다.





뚱뚱한 사람들에게 던지는 시선.

한때 나 역시도 두꺼운 다리가 콤플렉스 였던 적이 있었다. 짧은 스커트 한번 못입고 죽겠구나 싶어 절망했던 어린시절.



아주 잠깐 이었지만

그 욕망과 절망의 사슬을 여러번

넘나들며 좌절했던 날들이 내게도 있었지.



뚱뚱하다는 게

결코 많이먹어서 만의 이유가 아닌것이

호르몬이나

유전자를 빼놓아선 안될 명백한 근거들이 있거든.



원시적인 우리 몸안의 DNA까지

생각하려면

우린 뛰어넘어야할 허들이 엄청 많다는 결론이 나온다.





왜 우울할땐 단게 당기고

슬플땐 부드러운 음식이 당기는지

그 이유를 매번 누군가에게 설명해야하는

처지라면



난 벌써 울고 말았을 것이다.



책을 보고있는 내내

소외된 한켠의 그림자를 보고있는

느낌이 들었다.





나역시도 살아오며

시시때때로

어떤 시선에 대한

떠오르는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며 괜한 분노가 치밀고.



왜 나는 받아들이지 못할까 에서

왜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가로 질문의 뉘앙스가

바뀌는 현상까지.



우리 각자의 삶이 다르듯

어떻게 태어난 인생인데

하나로 판가름 지을수 있을까.


















뚱뚱함은

자연스럽게도 부모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것이 탓이건 아니건

태어남에 대한 의문까지 만드는

아픈 현상.



언제 과연 자유로워질수 있을까.





주인공의

아버지와의 기억은

자신의 뚱뚱한 어린시절



고급 식당에 마주 앉아 “어머니한테 잘하라”는

아버지의 말을 귓등으로 들으며

아버지 등뒤로 걸려있는 “보티첼리의 비너스” 만이

남아있는데.





그 비너스는

과연 그에게 무슨 의미였을까.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말.



삶의 외적인 것 뿐 아니라

우리들이 살면서 한번쯤 느껴봤을,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온몸으로 고독할

우리의 또다른 나 들에게



소외감이라는 단어에

잔잔한 경종을

울릴



그녀의 최신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역시 은희경이라는 말밖엔.





아직 딱 한편읽었는데

책 덮었다.

아껴읽고싶어졌다.



Feat. 오늘 다 읽을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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