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시대의 탄생. 난 85년생이다. 내가 태어났을당시 기억은 잘 나지않지만 1980년대 상황들을 지금 202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년도에와서 돌이켜보면 거의 격동 뺨치는 수준의 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당시의 나는 (초등학교4학년때까지) 주택에 살았는데 여러번 집이 바뀌는 경험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항상 높고 좁은 집에서 낮고 넓은 집으로 조금씩조금씩 옮겨졌던거 같다. 늘 기억나는 건 화장실인데 그안에서 엄만 빨래도 한것 같다. 엄마가 집에 보이질 않으면 늘 화장실로 가서 엄마를 찾았던 기억. 쭈구리고 앉아 화장실에서 빨래를 하던 엄마의 모습. 욕조라는 것이 있다는 걸 처음안 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부터였을거다. 그 욕조안에서 동생과 나란히 마주보고 앉아 엄마가 갖다주는 간장밥을 한숟갈씩 먹던 기억들. 시간이 지나고점점 머리가 커지자 난 더이상 욕조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허리를 숙여 욕조에 머리를 대고 감게 되었다. 아빠얼굴은 당시에도 잘 보지 못했다. 늘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셨는데 여섯번쯤 집을 옮기고 나니네명을 가뿐히 태우고도 남았(다고생각했던)던 오토바이는 파란색 엘란트라로 변해있었다. 지금생각해보면 그렇게 열심히 살았던 나의 아빠는 내가 태어날 당시부터 아니 그 훨씬전부터 이 책에서 말하는 이 사회가 원했던 24시간 시대에 살고 있으셨던게 아닐까? 잘짜여진 각본속에서 말이다.이 책은 현재 밤낮없이 사는 우리의 모습이 되기까지의 긴 여정이 상세하게 읽기쉽지 않지만 어렵진 않게 서술되어있다. 모든 국민이 으쌰으쌰 하고 밤새일하자! 돈을 벌자! 잘 살아보자! 갑자기 이렇게 구호아닌 구호를 외치게 된게 아닌사회적 분위기와 그들이 원했던 것. 우리나라가 나가야할 방향과 비전, 그리고 당시 정치가 맞물려 있다.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에 나오는 지금은 상상도 힘든) 통금이라는 것이 해체되고 나서부터 자유라는 이름하에 철저히 소비된 시간들. 모든것이치밀한 계획하게 움직여졌다면 지금의 아버지 세대들은 반기를 들까? 아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잘살게 해줬다고 고마워할까 ? 책에선 또 말한다. 왜 티브이 방송은 늘 아침뉴스로 시작해 저녁뉴스로 끝이 나는지, 왜 늘상 신기하게 생각한 지금 태국이라는 나라의 모습( 애국가가 나오면 일동 하던일을 멈추고 가슴에 손을 대는 행위) 이 한때 당연했던 초등학교 모습이었다는 것을 - 왜 현대인이 막연히 시간에 쫓기게 되고 눈을 뜨는 동시에 눈감는 시간까지 마치 끝없는레이싱경주를 하는 기분이 되어야 하는지- 그렇게까지 해야 다들 말하는 성공을, 부자가 될수 있는 것인가. 우리모두 지금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채 어딘가로 가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그저 무작정 열심히 밤을 새가며아파가며끝도없고 끝도 나질않을 경주를 하는게 아닌가? 잘 짜여진 사회체계안에서 농락당한 것은 아닐까 ? 책에 영화 <인타임>을 소개하는 구절이 인상적인데이 충격적인 소재의 영화는 가까운 우리미래의 모습일지도( 아니 어쩌면 지금 실현되고 있던가?) 2020년 어딘가로 가야할지 아직도 매일 막막한 우리들에게 너무 막연히 바쁨에만 기대어 허둥대고 있는 우리들에게 추천한다. 이 책은 조금많이무거운 진실을 보여준다. #창비 #24시간시대의탄생#밤을새도시간이모자라#잘짜여진각본속에희생되는우리#지금이라도정신을차리자#창비#24시간시대의탄생#밤을새도시간이모자라#잘짜여진각본속에희생되는우리#지금이라도정신을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