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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돈이 아닌 사람을 번다 - 동양 최고의 인생고전 채근담에서 배우는 삶과 관계의 지혜 ㅣ Wisdom Classic 8
신동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은 ‘관계’이다. 세상은 이해타산으로 가득하고, 사람 사이의 정은 변덕스러울 뿐만 아니라 억만금을 주어도 한 사람의 진심을 사기란 대단히 어렵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고, 관계를 통해서 불행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진심’이 통하는 긴밀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고전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과 사람이 사는 길을 찾는 고전연구가이자 평론가,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안목을 바탕으로 이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저자 신동준 21세기정경연구소 소장이 ‘채근담’에 담긴 ‘나눔의 정신’을 행한 중국 고전의 인물을 살펴봄으로써 나눔이 성공적인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본다.
이 책에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스스로를 모질게 단련하고, 공과 이득은 남에게 넘기고 오명과 지탄은 자신이 짊어져 결국 대공을 거둔 사례가 무수히 많이 나온다. 물러날 때와 나설 때를 알았던 범리와 장량, 공을 세우고도 자랑하지 않던 맹지반, 죽는 순간까지 청렴결백을 외쳤던 포청천, 주변의 문객을 널리 품는 자비심으로 훗날 위기를 모면한 정곽군, 날선 대립은 피하고 보는 기지를 발휘해 50년 동안 재상의 자리에 오른 문언박 등,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행동으로 역사적 영웅이자 스승이 된 인물들이 대표적인 예다.
이 책의 저자는 채근담에 담긴 관계론, 처세법, 용인술을 ‘나눔의 정신’으로 재해석한다. 좋은 것의 3할가량을 기꺼이 남에게 베풀고, 나쁜 것의 3할가량을 떠안아 주위의 신망을 얻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이러한 나눔의 정신을 ‘3분 미학’이라고 부르면서, 범리, 장량, 맹지반, 포청천, 문언박 등 중국 고전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어떤 식으로 나눠야 좋은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을 알려준다. 물론, 처음부터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신이 지닌 것을 조건 없이 나누어주는 데 감동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이 책에서는 나눔의 정신을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 높은 명성과 뛰어난 절조의 3할을 남에게 넘겨주는 ‘여3분’, 둘째, 세인의 손가락질을 받는 오명과 지탄의 3할을 자신이 뒤집어쓰는 ‘귀3분’, 셋째, 큰 공을 세웠을 때 3할의 공덕을 주변 사람에게 돌리는 ‘양3분’, 넷째, 사람을 사귈 때 3할의 의협심을 지니는 ‘대3분’, 다섯째, 큰 이익이나 이윤을 남겼을 때 3할을 덜어내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감3분’이다.
춘추시대 관중은 천하의 부를 손에 넣는 비법에 대해 “주는 것이 곧 얻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상대가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따지기 전에 내가 상대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이 책이 말하는 ‘사람을 얻는 핵심 열쇠’이다.
21세기는 사람들과 두루 사귀면서 슬기롭게 처신하는 나눔의 정신을 주문하고 있다. 주변 사람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발 벗고 나서 상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주위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요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자산과 공덕을 주변 사람과 두루 나눠 함께 즐기며 성장해나가는 데 있다.